1976년 12월, 자메이카의 정치적 혼란 속 레게 스타 밥 말리(킹즐리 벤어디어)를 노린 암살 시도가 발생한다. <밥 말리: 원 러브>는 이후 런던으로 망명한 밥 말리와 아내 리타 말리(러샤나 린치)를 둘러싼 2년간의 격랑을 그린다. 충실한 고증을 위해 밥 말리의 가족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밥 말리의 삶과 음악 속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에 귀 기울인 레이날도 마커스 그린 감독과 배우 킹즐리 벤어디어, 러샤나 린치를 화상으로 만났다.
- 밥 말리의 생애 중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집중한 이유가 있나.
= 런던 망명 이후 2년간에는 밥의 삶 전체가 집약되어 있다. 20세기 최고의 음반 중 하나인 《Exodus》를 만든 음악적 성취의 시기이기도 하고 그를 둘러싼 자메이카의 정치적 혼란이 표면화되는 만큼 공사 양면에 있어 흥미로운 시기다.
- 전작 <킹 리차드>에서도 윌리엄스 가족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듯이, 전기영화가 다루는 인물의 주변인들과의 작업에 능숙한 것 같다.
= 그저 필수적인 작업이다. 우리는 신화 뒤에 가려진 인간 밥 말리의 진실된 면모를 발굴하고자 했다. 따라서 그의 실제 모습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증언을 확보하는 것은 영화의 뼈대이자 정신이었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무엇이 밥을 움직였으며 그를 울고 웃게 했는지 알고 있다. 그들의 조언은 인물, 공간, 의상 등 모든 영화적 요소에 다른 차원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 영국과 자메이카를 오간 촬영 중 기억에 남는 로케이션이 있다면.
= 런던은 추웠고, 자메이카는 더웠다. (웃음) 밥이 살았던 트렌치타운에서의 촬영은 영적으로 충만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자메이카의 햇살이 만드는 자연광은 흉내낼 수가 없다.
- 음악감독 크리스 보워스와 다섯 번째 작업이다. 뮤지션에 대한 전기영화의 사운드트랙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 더 창의적인 작업물을 위해 고려한 것은 오히려 레게 장르의 문법에 기반한 사실성이다.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원했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다큐멘터리적 분위기도 지양했다. 구체적으로는 자메이카 토속 리듬인 ‘나이아빙기’를 어떻게 활용할지, 밥이 사용한 코드들을 어떻게 차용할지 등을 고민했다. 크리스는 내가 아직 집필 중인 각본을 읽으며 음악을 미리 구상하기 시작한다. 로버트 엘스윗 촬영감독과의 작업도 비슷하다. 마치 공동 집필과도 같은 유대감이 내 협업 방식의 핵심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킹즐리 벤어디어, 러샤나 린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