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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쇼군’
2024-04-26
글 : 이유채

디즈니+ | 10부작 / 연출 가마토 히로미, 후쿠나가 다케시 / 출연 사나다 히로유키, 코스모 자비스, 안나 사웨이 / 공개 4월2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듣던 대로 비장하고 묵직하다

요시이 토리나가(사나다 하로유키)를 비롯한 5명의 권력자(대로)가 치열한 암투를 벌이던 1600년대 일본, 영국 개신교인 항해사 존 블랙손(코스모 자비스)이 타고 있던 네덜란드 선박이 일본의 한 외딴 어촌에 잘못 도착한다. 역적 취급을 받던 토리나가는 존을 이용해 수세에 몰린 상황을 뒤집으려 하고 존도 붙잡힌 동료들을 구하고 숙적인 포르투갈 천주교인들을 치고자 토리나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한편 존의 통역을 맡은 토리나가의 충신 토다 마리코(안나 사웨이)가 존에게 마음을 주면서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일본은 곧 전란의 시대를 맞이한다.

지난 4월23일 10편 전체 공개된 <쇼군>은 제임스 클라벨이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다. 지난 2월 해외에서 먼저 공개돼 호평 세례를 받은 게 충분히 이해가 될 만큼 대서사극으로서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수십명에 달하는 주요 등장인물의 복잡한 관계가 정교하고 치밀한 작법으로 정돈돼 있다. 특히 통치자(쇼군)의 자리에 오르고자 달려드는 사람들끼리의 고도의 심리전이 이야기가 반환점을 돈 뒤에도 긴장감 있게 유지된다. 대립 세력들의 권모술수와 배신을 다루는 자잘한 에피소드의 개별 완성도도 높다. 가톨릭과 개신교가 대립하고 대항해시대가 열리는 전국시대 말기의 해외 정세를 안정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 초반의 혼란스러움만 넘으면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기대와 달리 후반부의 하이라이트인 대전투가 힘이 빠지고 고르게 유지됐던 마리코의 감정선이 막판에 이르러 흐지부지된 것이 아쉽지만 한번에 몰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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