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미 투 더 문>에서 주연을 맡은 스칼릿 조핸슨과 채닝 테이텀은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웬만하면 스치며 만났을 법도 하고 서로 알고 있는 지인도 많지만, 실제로는 못 만났다는 것. 하지만 이번 작품은 물론 실제로도 남다른 케미를 자랑한다. 최근 줌으로 진행된 비디오 인터뷰에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장난치는 모습들이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든다. 프로듀서도 겸한 조핸슨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나사(NASA)의 달 착륙 프로젝트 홍보와 혹시 모를 실패에 대비해 가짜 달 착륙까지 준비하는 마케팅 천재 켈리 존스를 연기한다. 켈리는 나사에 온 이유가 “달을 팔려고”(to sell the moon)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테이텀은 나사의 아폴로 11호 발사를 총괄하는 책임자 콜 데이비스 역으로 묵묵하게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고지식한 군인 출신의 인물로 출연한다. 영화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회자되고 있는 달 착륙 음모론을 풍자하며 로맨틱하고 코믹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달 착륙 “플랜 B” 백업 버전을 다룬 조크 속의 조크, 메타 유머를 다룬 <플라이 미 투 더 문>의 감독, 배우들과 대화를 나눴다.
-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알고 싶다. 스칼릿 조핸슨은 제작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처음엔 제작만 하고 출연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스칼릿 조핸슨 뉴욕에 내 프로덕션 회사 디즈 픽처스가 있다. 자체적으로 오리지널 스토리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로즈 길로이가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집안 전체가 작가인 친구인데, 젊고 능력 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완성된 시나리오를 읽는데 내가 원하는 느낌을 너무 잘 살렸더라. 다른 배우에게 이 역할을 주지 못하겠고 나를 위해 쓰인 작품이라고 느껴졌다. 프로듀싱 파트너들도 내가 직접 주연을 하겠다고 하니 안심을 하더라. (웃음)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마음속으로 꼭 배역을 맡아줬으면 했다더라. 오랜만에 보는 오리지널한 스토리이고, 연결고리들이 너무나 잘 맞아 들어간 느낌이다. 로맨틱하면서 재미있고, 케이퍼 무비이기도 한…. 요즘 만나기 힘든 그런 영화다.
채닝 테이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수정한다고나 할까? 역사적으로 유명한 순간에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우리 모두가 달 착륙과 아폴로 11호 발사에 대해 알고 있잖나. 하지만 실제로 커튼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니까. 그 아름다운 미지의 검은 공간을 새로운 스토리와 캐릭터로 채웠다고 본다. 내가 맡은 역할도 실제 인물은 아니다. 실존 인물 여러 명을 모아서 탄생시킨 캐릭터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스칼릿을 쳐다보며)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그레그 벌랜티 감독과 긴 대화를 한 후 더 확신을 가졌다. 그레그는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 중에서 작품에 대해 가장 열광적이고 스위트한 창작자다. 그와는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이번 캐릭터는 늘 장벽에 막혀 있다. 아마 영화 마지막까지 고생하지 않을까 싶다. 켈리와의 관계나 맡은 임무에서도 늘 힘겹게 싸워야 하는 인물이라 연기하기 재미있었다.
- 의상과 프로덕션디자인이 눈에 띈다. 특히 의상감독 메리 조프레스는 <헤일, 시저!>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는데.
스칼릿 조핸슨 메리는 천재다. 여러 번 작업을 함께했는데 맨 처음은 내가 15살 때였던 것 같다.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판타스틱 소녀백서>가 있었고 <아이언맨2>에서도 그녀와 함께 처음으로 (블랙 위도우) 슈트를 피팅했다. 만약에 내 영화를 직접 만들게 된다면 메리가 꼭 의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결심했다. 이번 작품과도 완벽하게 맞았다. 왜냐하면 메리가 60년대 의상을 정말 좋아한다. 극 중에서 메리 이모의 신발을 신기도 했다. 많은 액세서리와 신발을 가진 멋쟁이 이모였다. 메리 덕분에 시대를 잘 반영한 감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프로덕션디자인을 맡은 셰인 발렌티노도 시네마틱한 눈을 가졌다. 그리고 그레그가 이 모든 것을 잘 묶어주었다.
채닝 테이텀 그 시대에는 상당히 멋있는 스타일이 유행했던 것 같다. 지금과 정말 다르다. 후드나 스웻팬츠도 없고. 극 중에 입은 모든 의상이 내가 지금 어느 시대에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덕분에 연기하는 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
- 반팔 흰셔츠에 넥타이를 맨 나사 직원들 사이에 있어서 더 눈에 띄더라.
스칼릿 조핸슨 채닝에게 의상을 입힐 때… 내가 도저히 상상하지 못했던 40대 남성의 이미지로 표현돼서 좋았다. 채닝의 이미지를 잘 녹여서 완성된 의상들이라 더 멋져 보였다.
채닝 테이텀 나도 동의한다. 입었을 때 느낌도 너무 좋았다. 캐주얼하지만 약간은 드레시한 스타일이 정말 쿨했다. 반팔 터틀넥을 나사 상황실에서 입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들 흰셔츠를 입고 있잖아. 콜만 혼자 유난히 눈에 띄는 쿨가이였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들 “저 남자 누구?”라고 할 만한 캐릭터를 완성한 것 같다.
-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는다면.채닝 테이텀 우리가 처음 만난 장면. 다이너에서 켈리가 읽던 책에 불이 붙는 장면이다. 시나리오에 잘 묘사가 된 장면인데, 극 중 화면에도 잘 담긴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완벽한 “귀여운 만남”이 아닐까 한다. (웃음) 요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스칼릿 조핸슨 나는 지붕 장면이 좋다. 우리가 처음으로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대화하는 장면이라 마음에 든다. 채닝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 서로가 상처받기 쉬운 약한 부분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잖나. 서로에게 닿은 장면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