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토크]
[Masters’ Talk] 이건 정말 '숀 레비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숀 레비×류승완
2024-07-26
글 : 남선우
<데드풀과 울버린>

숀 레비 우선 축하해요. 이번 여름에 <베테랑2>로 칸영화제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저는 칸영화제에 가본 적이 없는데 대단하세요!

류승완 저는 한번도 <데드풀> 시리즈를 만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감독님이 훨씬 더 대단하죠! <데드풀과 울버린> 예고편을 극장에서 처음 보는 순간 너무 흥분했어요. 특히 그 감독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 <리얼스틸>의 숀 레비라는 것을 크레딧을 통해 확인하고 굉장히 흥분했던 기억이 있어요. (영어로) 아이 러브 <리얼스틸>!

숀 레비 고마워요. 저는 <리얼스틸>을 통해 휴 잭맨을 만났어요. 2010년이었죠. 그전까지 많은 코미디영화를 찍었고, <리얼스틸>로 처음 다른 톤의 영화를 찍을 기회를 얻었죠. 그리고 그게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갈망이 시작된 시점이었어요. 이제는 제가 만들어온 영화와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들도 만들게 됐어요. 영화감독으로서 꿈꿔온 것들이 이뤄진 거죠.

류승완 저는 액션영화를 만드는 감독인데, <리얼스틸>을 보고 어떻게 로봇이 저렇게 액션을 잘할 수 있는지 감탄했어요. 같이 영화를 보러 갔던 액션팀에 사람이 로봇보다는 액션을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괴롭혔던 기억이 나요. 그보다 더 중요하면서도 인상적인 게 있었어요. <리얼스틸> 이후 <프리 가이>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인간이 아닌 것들, 그러니까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공룡이나 사물에 가까운 캐릭터들이 가진 감정을 인간의 것 못지않게 묘사하는 감독님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왔어요.

숀 레비 정말 감사합니다. 알다시피 액션 신은 즐거워야 하고, 그 신이 특별해지려면 안무가 역동적이어야 해요. 한편으로 관객은 액션이 낳을 결과와 캐릭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러려면 공룡이나 로봇, 슈퍼히어로같이 액션을 행하는 캐릭터들이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죠. 그 점이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도 큰 도전이었어요. 결국 관객과 히어로가 소통하도록 스토리를 구축해냈다는 것이 이 영화에 대한 저의 자부심 중 하나예요.

포용으로 이룬 균형

<리얼스틸>

류승완 제가 궁금한 지점이 있어요. 감독님이 연출한 영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뭔가 결핍이 있거나 불안정한 인물들이에요. 영화의 소재만 봤을 때는 장르적으로 스타일이 정해져 있고, 그런 상태에서 진행돼야만 하는 특수효과도 많고, 플롯의 구조도 짜인 편이죠. 그런데 감독님이 인물들을 표현하는 방식을 보면 되게 자유로운 느낌이 있어요. 한마디로 영화의 틀은 블록버스터인데, 인물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인디펜던트랄까요? 그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 궁금해요.

숀 레비 류승완 감독님이 얼른 <데드풀과 울버린>을 보면 좋겠어요. 방금 말씀하신 게 바로 우리 제작진의 목표였거든요. 물론 블록버스터영화의 슈퍼히어로는 아이코닉한 존재죠. 하지만 이 주인공들은 단순히 ‘울버린’과 ‘데드풀’이 아니에요. 그들은 ‘로건’이고, ‘웨이드 윌슨’이죠. 이들은 모두 후회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어요. 둘의 관계는 갈등으로 시작하지만 그 여정은 치유와 우정의 연결로 끝나게 될 거예요. 이런 친밀한 스토리텔링으로 장대한 스케일을 표현하는 게 즐거웠어요.

류승완 그동안 감독님의 필모그래피에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부자 관계도 무척 중요하게 등장해왔잖아요? <애덤 프로젝트>나 <리얼스틸>에서 조명한 부자 관계만큼 중요한 관계 설정이 <데드풀과 울버린>에도 있나요.

숀 레비 이 이야기에 시간을 너무 할애하고 싶지는 않지만, 제 영화가 부자 관계를 조명한다고 말한 첫 번째 감독이 있어요. 바로 대런 애러노프스키예요. <리얼스틸> 시사가 끝나고 열린 파티에서 대런이 제게 와서 이렇게 말했죠. “당신은 아버지와의 문제를 탐구하고 있는 게 분명해요.” 제가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다룬 주제를 그가 알아본 거죠. <데드풀과 울버린>에는 그런 부자지간이 나오지는 않아요. 대신 이 영화에는 형제애가 있어요. 많은 형제들이 그러하듯 이 영화 속 형제들에게도 갈등이 있어요. 원한도 있고 오해도 있죠. 하지만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서로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이해받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그리고 그 마음은 누군가가 나를 바라볼 때 비로소 치유돼요. 웨이드와 로건처럼 상처받은 두 캐릭터가 치유를 향해가는 여정에는 이런 재미와 액션이 가득할 거예요.

류승완 저는 <로건>을 되게 좋아해요. 그런데 울버린이라는 캐릭터가 <로건>으로 완벽한 마무리를 짓고 난 다음에 울버린을 복귀시키는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 부담은 없었나요? 저 같으면 너무 부담스러워서 어디 아프다고 말하면서 피했을 것 같아요.

숀 레비 <로건>은 걸작이에요. 그걸 인정하는 것이 제 출발점이었어요. <로건>은 걸작이고, <데드풀>은 장르를 재창조했어요. 그 영화들에 대한 존경심이 컸기 때문에 <로건>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어요. 제임스 맨골드(<더 울버린> <로건> 감독) 영화의 다른 버전을 만들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게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는 유용한 게 하나 있죠. 바로 멀티버스예요! 멀티버스라는 개념은 스토리의 가능성을 열어줘요. 정리하자면 <로건>은 이미 일어난 사건이에요. <로건>은 그 자체로 거기서 끝났어요. 완벽하게요. 대신에 우리 영화는 또 다른 울버린을 탐구하는 거죠. 저는 <로건>의 유산을 인정해요. 필름메이커로서 그 유산을 존중해요. <데드풀과 울버린>에도 울버린의 유산에 대한 존중, 제 감정을 담았어요.

<데드풀과 울버린> 촬영현장

류승완 그런데 데드풀, 울버린 두 캐릭터가 가진 기본적인 성격이 너무 강하게 다르잖아요. 흑백영화 시절로 치자면 제 생각에 이것은 마치 버스터 키턴과 제임스 캐그니가 한 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스타일의 충돌이에요. 도대체 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서로 너무나 다른 개성을 가진 인물들의 균형을 어떻게 계획하고 만들었는지 궁금해요.

숀 레비 균형을 맞추려 할 필요가 없었어요! 장르를 받아들이면 되는 거예요. ‘특이한 조합’을 보여주는 게 곧 우리 영화의 장르예요. 영화 <미드나이트 런>이나 <자동차 대소동> 속 두 주인공, 그리고 슈렉과 동키처럼 완전히 다른 두 캐릭터를 만나게 하는 장르인 거죠. 그게 이 영화 속 코미디의 비결이에요. 갈등의 비결이자 결국에는 놀라운 우정의 비결이기도 해요.

류승완 아마 숀 레비 감독님이 배우 출신이라 그런 부분에 대해 감정적으로 이해하고 균형을 맞추는 데 장점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배우 출신 감독이라는 사실이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만들 때 어떤 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도 궁금해요.

숀 레비 류승완 감독님도 배우였나요?

류승완 근데 저는 실패한 배우고….

숀 레비 저도 실패한 배우예요! 우리 둘 다 실패한 배우군요! (웃음)

류승완 (영어로) 아이 헤이트 스타!

숀 레비 전 정말 실패한 배우예요! 그럭저럭 괜찮은 배우였지만 훌륭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영화계에서 배우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내면에서는 항상 배우예요.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도 괜찮아요. 하지만 이제 저는 영화를 만들면서 카메라 뒤에 있는 게 더 좋아요. 카메라 뒤에서 배우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감정적인 언어로 소통할 수 있어요. 그들의 언어를 알기 때문이에요. 그게 제가 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언어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제 실패에 감사하고 있어요.

류승완 그럼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줄 때도 연기 시범을 많이 보이는 편인가요.

숀 레비 류 감독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게 이 직업의 매력 중 하나는 배우와 소통하는 방식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라이언 레이놀즈와 촬영할 때는 컷을 외치지 않아요. 라이언에게 지금 그대로 연기하라고 말하거나, 제스처를 통해 조금만 차분하게 해달라고 전달하죠. 그러면 라이언도 알아듣고, 더 작은 목소리로 같은 대사를 다시 뱉어요. 우리는 그렇게 한 테이크 내내 함께 흘러가요. 라이언과 달리 <애덤 프로젝트>에 출연한 마크 러펄로는 대본의 지문과 메모를 깊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와 촬영할 때는 컷을 외치고 그에게 가서 조용하게 대화를 나눠요. 훨씬 더 내밀한 연출 방식이죠. 저는 각각의 배우에게 맞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제 연출 방식을 끊임없이 바꾸는 걸 즐겨요.

류승완 또 하나 궁금했던 게 있어요. 라이언 레이놀즈가 데드풀로 등장할 때 가면을 쓰고 있는데, 그 상태로 모든 장면을 직접 연기하나요.

숀 레비 언젠가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관객들이 <데드풀과 울버린>을 보면서도 이 점을 생각해봤으면 좋겠거든요. 라이언 레이놀즈는 정말 재밌는 사람이에요. 아주 똑똑하고 재빠르죠. 그런데 아쉽게도 관객은 그가 데드풀로서 하는 일에 시간을 들여 감탄하지 않아요. 마스크를 써서 얼굴이 안 보이는 그에게 주어진 무기는 목소리와 신체뿐인데 말이에요. 데드풀로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취하는 모든 자세는 무척 구체적이에요. 다리를 꼬는 방식부터 특유의 신체적 제스처와 목소리 컨트롤, 템포, 리듬, 오르내림 같은 것들 전부 그렇죠. 라이언은 이런 디테일을 어떻게 표현할지 본능적으로 알아요.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도 영화 전체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아요. 심지어 데드풀 가면을 쓰지 않고 웨이드를 연기할 때도 라이언의 실제 얼굴이 아니에요. 특수분장을 한 상태죠. 그래서 얼굴로 취할 수 있는 어떠한 뉘앙스 없이 몸과 목소리로만 연기하는 데드풀로서의 라이언 레이놀즈는 천재적이에요. 아주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류승완 그러면 녹음 문제가 궁금해요. 마스크를 쓰고 대사를 뱉으면 마이크에 소리가 정확하게 안 들어올 텐데, 라이언이 후시녹음을 하는 건가요? 아니면 마스크를 쓴 채로도 동시녹음이 가능한가요.

숀 레비 좋은 질문이네요. 우리는 마스크 안쪽에 마이크를 내장했어요. 라이언이 슈트를 입고 촬영할 때면 마스크를 당겨서 목덜미쪽에 마이크를 집어넣었어요. 마스크 안쪽에 와이어가 달린 아주 작은 마이크가 있는데, 마이크 선이 거기서부터 길게 이어져서 라이언의 벨트에 달린 배터리 팩으로 연결되는 거죠. 그래서 마스크를 쓰고도 깨끗한 음질로 대사를 녹음할 수 있었어요.

류승완 그 녹음기사 좀 소개해주세요!

숀 레비 <데드풀과 울버린>이 라이언 레이놀즈의 세 번째 <데드풀> 영화거든요. 처음 두 영화를 찍을 때는 그런 시도가 없었어요. 이번 영화는 런던에서 촬영했는데, 녹음기사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니 마스크 안에 넣을 수 있는 와이어 마이크를 개발하고 싶다는 거예요. 이전에는 생각지 못한 녹음 방식을 처음 시도했는데 완벽히 들어맞아서 라이언도 믿기 어려워했죠.

류승완 최첨단 기술이 사용된 현장이었군요. 저는 블루 매트 촬영도 되게 힘들어하는데 감독님은 항상 다양한 특수효과와 CGI를 많이 활용하시잖아요? 기술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적은 없었나요.

숀 레비 감독님이 <리얼스틸>을 보셨기 때문에 말씀드리는데, 그때 정말 결정적인 경험을 했어요. <리얼스틸>을 찍을 때 제 프로듀서가 스티븐 스필버그였어요.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스티븐이 제게 말했어요. “로봇을 직접 만들어요.” 그가 말하길 <쥬라기 공원>을 찍을 때 공룡의 발과 얼굴 일부를 직접 만들었다는 거예요. 세트장에 ‘진짜’가 있으면 배우들이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처럼 보이는 무언가와 상호작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촬영 후 시각효과를 작업할 때도 디지털 이미지와 현실을 비교하기 좋고요. 그래서 저도 <리얼스틸> 때부터 그런 방법을 고수하고 있어요. 물론 여전히 CGI를 많이 활용하지만 촬영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작업하길 즐기는 거죠. 인터넷에 파파라치들이 찍은 코스튬 사진이 돌아다닌 이유도 현장에서 배우들이 코스튬을 그대로 입고 촬영했기 때문이에요. 라이언과 저는 케빈 파이기와 마찬가지로 <데드풀과 울버린> 제작에 참여했어요. 우리는 이번에 그린스크린에 의존하는 또 다른 마블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실제 세상에 실제 세트를 만들겠다고 했죠. 그래서 이번 영화에는 사진처럼 자연스러운 진정성이 있어요. 물론 파파라치가 몰래 현장 사진을 찍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죠. 하지만 우리의 방법이 영화를 더 좋게 만든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영화가 실제처럼 느껴지길 원했기 때문이에요. 하나 더 덧붙여도 될까요? 이 영상을 보고 있는 감독이나 감독 지망생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박물관이 살아있다!> 연출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저는 25번이나 거절했어요. 시각효과가 두려웠거든요. 다른 언어처럼 느껴졌어요. 하지만 화면에 무엇이 어떻게 보이길 원하는지 확실히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죠. 새로운 시각언어를 배울 수 있다면 무섭다고 멀리하지 마세요. 시각효과의 언어는 충분히 배울 수 있어요. 저도 14, 15년 동안 배웠답니다.

우린 아직 노력 중!

<데드풀과 울버린>

류승완 <데드풀과 울버린>에 액션 신이 많을 텐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일일이 다 지휘하셨나요, 아니면 세컨드 유닛에도 촬영을 맡겼나요.

숀 레비 저는 가능한 한 많은 액션 촬영을 직접 하려고 해요. 물론 모든 액션을 직접 찍는 마이클 베이 감독처럼 하진 못하죠. 그는 정말 대단하고요. <데드풀과 울버린>의 액션 신은 제가 대체로 직접 지휘했지만 세컨드 유닛도 있었어요. 메인 유닛이 촬영할 수 있는 시간만큼 촬영하다가 다른 신으로 넘어가고, 세컨드 유닛이 그 세트장에 와서 남은 촬영을 할 때도 있었어요. 류 감독님도 액션영화를 찍으니 독창적인 액션 아이디어를 늘 생각하시죠? 사실 정말 힘들어요. 2024년이잖아요. 모든 장면이 이미 존재하죠. 그래서 액션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게 큰 도전이에요. 이번에는 관객이 앞선 <울버린> 영화에서도, <데드풀>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싸움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떠올리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50~70명 가까이 되는 스턴트팀 전원에게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말했죠. 스토리보드 작가, 안무가, 촬영감독에게도요. 결과적으로 <데드풀과 울버린>에는 6개의 주요 액션 시퀀스가 있는데, 각각의 시퀀스가 다 달라요. 액션이 반복되면 지루해지잖아요. 전투 시퀀스마다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고, 피트 크루(자동차 수리 및 관리를 담당하는 팀을 일컫는 말로 주로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활동한다.-편집자)와 훌륭한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류승완 액션 장면을 준비할 때는 ‘우리가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다니’ 하고 뿌듯해하다가 막상 영화를 찍고 나서 후반작업을 할 때쯤 되면 다른 영화에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죠.

숀 레비 가슴 아픈 일이에요! 우리 모두 겪어본 일이죠. <데드풀과 울버린>의 또 다른 예시인데요, 우리는 이번에 네대의 오토바이가 로마 전차처럼 자동차를 이끄는 멋진 장면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보러 갔어요. 너무 화가 났어요! 정말 끔찍했죠! (웃음) 왜냐하면 우리가 직접 생각한 아이디어와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언제 다른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할지는 모르는 거죠.

류승완 조지 밀러는 은퇴해도 되는 양반이 그 나이에 그렇게 찍어대면! (웃음)

숀 레비 조지, 멈춰요! 다른 감독들을 위해 아이디어 좀 남겨놔요! 당신은 이미 거장이잖아요. 우린 아직 노력 중이라고요! (웃음)

류승완 가벼운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면, 휴 잭맨과 라이언 레이놀즈 모두 감독님과 연달아 작품을 함께한 배우잖아요? 저는 현장에 두 주인공이 있을 때 한 사람과 대화를 너무 많이 했다 싶으면 다른 사람이 신경 쓰이더라고요. 카메라 뒤에서 그런 것들이 신경 쓰인 적은 없는가요.

숀 레비 스타배우든 신인배우든 연기를 하는 건 힘든 일이에요. 모두 사랑을 필요로 하죠. 그래서 감독의 역할 중 하나는 모두에게 관심과 긍정적인 조언을 주는 거예요. 다행히 우리 세 사람은 실제 친구 사이라서 우리 관계에 대해 안정감과 자신감이 있어요. 거기에 라이언과 저는 공동 각본, 공동 제작을 맡았어요. 라이언이 주연, 제가 감독이기도 하죠.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로건> 이후에 울버린이 돌아온 거예요. 휴 잭맨이 <데드풀과 울버린>을 통해 울버린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엄청난 영광이기 때문에 우린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은 로건의 면모, 울버린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정말 오랫동안 시나리오에 공을 들였어요. 그래서 휴가 <데드풀과 울버린>을 찍으며 울버린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고 말한 게 저희의 가장 큰 자부심이기도 해요. 20여년간 그 캐릭터를 연기해왔음에도 그렇게 말한 거잖아요. 휴의 친구로서뿐만이 아니라 이 캐릭터의 팬으로서도 기쁘게 생각해요.

<프리가이>

류승완 혹시 <데드풀과 울버린>을 작업하기 전에 <로건>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을 만나 얘기를 나눈 적이 있나요.

숀 레비 네. 제가 <로건>을 보면서 유일하게 운 순간이 있어요. 거의 오열했죠. 로라가 로건의 무덤에 꽂힌 십자가를 뽑아 X자로 다시 꽂을 때였어요. 지금도 그 여운이 느껴져요. 당시 극장에서 나와서 제임스 맨골드에게 전화했어요. 당신은 나를 모를 거고, 나는 그저 한명의 영화감독일 뿐이지만 내가 팬으로서 당신과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봤죠. 그렇게 제임스 맨골드 감독과 식사를 했어요. 지금 류 감독님과 대화하듯 두어 시간을 얘기했죠. 그 후 계속 서로 알고 지냈고, 이 영화를 찍기 전에도 휴와 함께 제임스 맨골드와 얘기했어요. 제임스는 이 영화가 <로건>과는 아주 다르다는 걸 알고 있어요. 우린 <데드풀과 울버린>이 <로건>처럼 좋은 영화가 되길 바랐지만 <로건> 같은 영화로 만들진 않았어요. 이 영화만의 다른 모습, 다른 톤, 다른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임스는 그 점을 지지해줬어요.

류승완 제임스 맨골드도 완성된 영화를 봤나요.

숀 레비 (장난스럽게 손을 떨며) 아직, 아직이요.

류승완 데드풀은 MCU에서 굉장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 팬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는데, 한국 관객이 <데드풀과 울버린>의 어떤 점을 기대하면 좋을지 공식적인 광고 시간을 드릴게요!

<로건>

숀 레비 우선 팬들이 이 영화가 팬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걸 알아야 해요. 저는 캐릭터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영화는 데드풀 DNA에 매우 충실해요. 최초의 R등급 MCU 영화이자, 최초로 데드풀과 울버린이 함께 나오는 MCU 영화이기도 하죠. 궁극적으로 <데드풀과 울버린>은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람들이 이 영화에 기대하지 않았을 따뜻함과 휴머니즘까지 담았어요.

류승완 이렇게 설명해준 것도 당연히 기대 포인트지만 저는 감독이 숀 레비라는 사실 덕에 더더욱 <데드풀과 울버린>이 기대돼요. 숀 레비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데드풀과 울버린>에 실망할 확률은 진짜 적다고 생각해요.

숀 레비 고맙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제 취향을 많이 반영했어요. MCU 작품을 하고 싶었던 제 본능을 억누르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라이언이 제게 세 번째 <데드풀>을 함께 만들자고 한 이유는 전작인 <프리 가이>와 <애덤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휴머니즘으로 관객을 즐겁게 하고 싶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이 영화는 재미있고, 미친 듯이 폭력적이고, 액션이 가득하지만 그동안 제 영화가 추구해온 감성도 갖고 있어요. 이건 정말 ‘숀 레비 영화’예요!

류승완 기대할게요.

숀 레비 저도 아주 중요한 질문이 있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는데, 감독이라면 신발에 집착하게 되죠. 영화를 찍을 때 종일 서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편하면서도 멋진 신발을 끊임없이 찾는데, 류 감독님의 신발이 필요해요! 오늘 당장 서울 어디에서 이 신발을 살 수 있는지 알아야 해요!

류승완 제 프로듀서가 준 신발이에요.

숀 레비 저도 딱 그 제품이 필요해요! 그래서 제 이메일 주소를 드릴게요. 감독님 프로듀서도 이 인터뷰를 보겠죠.

류승완 좋은 소식이 있어요. 저한테도 이메일 주소가 있거든요? (웃음) 메일로 알려드릴게요.

숀 레비 정말 감사해요. 좋은 시간이었어요!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