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7월12일, 탁용석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기콘진원) 원장이 취임했다. 탁용석 경기콘진원 원장은 CJ미디어 매체사업국장과 CJ ENM 사업협력1담당 상무, CJ헬로 경영지원실 성장지원담당 상무를 거치는 등 오랜 기간 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사업을 이끌어왔으며 2019년부터 4년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직을 수행했다. 영상·게임·출판·애니메이션·음악 등 경기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선도한다는 경기콘진원의 목표에 따라 탁용석 원장은 여러 프로젝트를 계획·진행 중인데 그중 하나가 ‘경기 스튜디오 협의체’의 결성이다. 경기 스튜디오 협의체는 경기도에 위치한 스튜디오들의 운영을 활성화하고 상호 지원 및 협력을 목적으로 결성됐으며 나무영상, 더엔에스엔컴퍼니, 주식회사 아트레이드, 연천디에스엠씨, 운정 연 스튜디오, 스튜디오 유지니아, 주식회사 이랜드건설 파주헤이리지점, 주식회사 케이필름 등 총 8개 스튜디오가 지난 8월7일 경기도 스튜디오 협의체 출범식에 참여해 협약을 맺었다. 제11대 경기콘진원 원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탁용석 원장이 지닌 비전과 경기 스튜디오 협의체의 향후 방향성에 관해 물었다.
- 지난 한해의 소회를 먼저 들려준다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는 걸 실감했다. 여러 회사와 기관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건 조직이 공통된 비전을 갖고 가용 가능한 자원 내에서 최적화된 경로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 와중에도 조직의 안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기콘진원 원장에 취임한 지난 1년 동안에도 앞서 말한 목표를 잃지 않고자 했다. 내가 세운 경기콘진원의 비전은 ‘경기콘진원이 문화와 산업을 잇는 연결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을 세운 뒤 취임하자마자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경기콘진원이 워낙 저력 있는 조직이라 속도감 있게 진행된 작업이 많다. 그 과정에서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 이전에 몸담았던 곳들과 달리 경기콘진원에서 기획하는 사업만의 특성이 있나.
경기도의 콘텐츠 산업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한다. 산업의 크기가 클 뿐만 아니라 가진 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예산 구조가 우리의 비전, 사업 방향성에 맞게 정리되는 것이 중요한데 경기도에선 그게 가능하다. 경기도 예산의 국비 반영률이 낮은 반면 경기도비의 비중은 높은 덕이다. 국비 예산 설립에 부합하는 사업 대신 경기도와 밀접히 괸계된 사업을 독자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가능하다. 때문에 경기콘진원 주도로 특정 사업을 시작했을 때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기 용이하고 보람도 크다.
- 현재까지 어떤 프로젝트들이 진행됐나.
먼저 ‘경기 레벨업 프로그램’이 있다. 경기도의 콘텐츠 기업을 발굴하고 해당 기업에 경기콘진원이 직접 출자한 펀드 외에 콘텐츠 펀드를 운영하는 다양한 펀드사를 소개받도록 하는 지원사업이다. 대략 70개사가 참여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돼 보람을 느낀다. 그 밖에 올해 새롭게 시도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영화/애니메이션 분야 레벨업 프로젝트 투자데이’다. 투자배급사와 콘텐츠 분야 전문 투자사 등의 교류의 장을 형성할 목적으로 진행한 행사다. 여러 투자배급사와 투자사, 제작사에서 70여명이 참여해 행사를 치렀다. 올해 첫 발걸음을 내디뎠으니 내년에는 행사 규모를 확장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지난 8월 경기 스튜디오 협의체가 출범했다.
- 경기 스튜디오 협의체는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
처음 경기콘진원 원장 자리에 응모할 때 염두에 둔 것 중 하나가 경기도만의 콘텐츠 산업 육성 체계와 비전을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경기도만이 가진 특성이 무엇인지 고려하다가 콘텐츠 기획·투자는 서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지만 제작은 대부분 경기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울 상암동에 형성된 미디어 밸리와 접근성이 좋고 공간 여유도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 스튜디오 사업이 존재한다. 최근 10년 사이 영상물 제작 편수가 크게 늘면서 경기도 소재의 스튜디오 수도 증가해왔다. 지난해에 경기콘진원에 오자마자 경기도 산업 실태 조사를 진행해 처음으로 경기 스튜디오들의 운영 현황을 확인했다. 추가로 경기도의 콘텐츠 전문가들의 제안과 스튜디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경기 스튜디오 협의체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 스튜디오마다 위치, 시설 등의 조건이 전부 다른데 경기 스튜디오 협의체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 요건을 따로 세웠나.
말한 대로 스튜디오마다 영상산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과 촬영 여건, 갖춘 시설의 조건이 제각각이다. 다시 말해 스튜디오가 갖춰야 할 조건이나 제도가 마련된 것이 없어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기관 차원에서 자격 요건을 제안하긴 어려웠고 역으로 스튜디오 업계 관계자들이 준 의견을 반영했다. 최종적으로 실무진에서는 상업 영상물의 실내 세트 구축이 가능한 일반 스튜디오, 방송통신시설로 정식 인가받은 곳을 1차적으로 모으는 것으로 정리했다.
- 스튜디오 협의체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 계획인가.
협의체는 협회로 발전할 테고 경기콘진원은 향후 협회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경기도에 자리 잡은 영상산업의 생테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스튜디오 홍보를 지원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경기콘진원은 콘텐츠 전문기관이기 때문에 콘텐츠 관련 행사들을 열고 업계와의 네트워크도 잘 형성되어 있다. 스튜디오들 중에선 영상산업 내의 긴밀한 네트워킹 구축을 필요로 하는 곳들이 있어 영상업계와 스튜디오를 연결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다. 2024년에 배정된 사업비 중 일부를 가져와 진행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올해는 협의체를 전적으로 돕지 못했으나 내년부터 그 수준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협의체에 속한 스튜디오 업계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의견을 많이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는 경기북부 재개발이라는 큰 정책적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경기북부의 인프라가 크게 확충되고 경기도에 관한 정책들도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는데, 나는 영상산업이 경기북부 지역 발전 전략의 한축으로 포함되기를 강력하게 제안하고 있다. 영상산업이 경기북부 재개발에 포함된다면 양질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