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파리] X세대와 Z세대 모두를 사로잡은 사랑영화, 배우 겸 감독 질 를루슈의 신작 <비팅 하츠>
2024-12-23
글 : 최현정 (파리 통신원)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 <세라비, 이것이 인생!>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더 잘 알려진 질 를루슈가 6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를루슈의 장편 데뷔작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이 “프렌치 <풀 몬티>”라는 평을 받으며 세자르영화제에서 감독상까지 수상한 만큼 그의 차기작에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던 차였다. ‘미친 사랑’(L’ Amour Ouf)을 원제로 하는 <비팅 하츠>는 청춘 남녀의 20년 동안의 로맨스를 다룬 멜로영화다. 1980년대 프랑스 북부 항구도시에서 출발하는 영화는 멜로, 갱스터, 뮤지컬, 코미디 등 갖가지 영화 장르를 모두 경유하고, 프랑수아 시빌, 아델 엑사르코풀로스, 알랭 샤바 등 호화 캐스트가 등장하며 시선을 끈다. 뿐만 아니라 러닝타임 내내 프린스, 릴 킴, 다프트 펑크,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등 X세대를 사로잡았던 뮤지션들의 음악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등 특정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관객들을 사로잡으려는 야심을 저돌적으로 내비친다.

마케팅 조사 기관 버티고에 따르면 <비팅 하츠> 관객의 3분의 1은 15~24살로 이루어진 Z세대다. 버티고는 젊은 관객들이 <비팅 하츠>를 관람한 후 틱톡에 영화의 명장면, 명대사를 따라하는 쇼츠를 앞다투어 올리는 현상이 동세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으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의 영화온라인데이터베이스 알로시네의 평점 또한 4.2점(5점 만점, 1만1064명 참여)으로 관객 반응 역시 후한 편이다. 한편 <비팅 하츠>를 향한 평단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간지 <르피가로>는 “여러 장르를 뒤섞은 놀라운 배짱”이라고 호평했지만 문화비평 웹사이트 <아 보아르 아 리르>는 “그로테스크한 스릴러와 싸구려 로맨스 사이의 영화”라며 혹평했다.

12월 현재 <비팅 하츠>는 <어 리틀 섬싱 엑스트라>와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이어 프랑스 자국 영화 중 최고 흥행작 3위에 올랐고, <몬테크리스토 백작> 다음으로 높은 제작비가 든 영화에 등극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시작으로 <비팅 하츠>가 달성하는 여러 성과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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