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극장가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춘절 명절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춘절은 매년 대형 영화간 접전이 벌어지는 시기이지만 2025년의 춘절 연휴는 그 양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 예정작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애니메이션영화 <나타지마동강세> 속편인 <나타지마동요해>다. 2019년 여름에 개봉해 <유랑지구>를 제치고 그해 흥행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50억4천만위안의 수익을 내며 역대 중국 박스오피스 흥행작 순위 4위에 오른 <나타지마동강세>는 당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자국 애니메이션영화의 반란이었다. <봉신연의>를 원작으로 한 <봉신> 삼부작의 두 번째 편인 <봉신2: 전화서기>, 중국 무협영화의 대가인 서극 감독이 김용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대작 <사조영웅전: 협지대사>가 <나타지마동요해>와 맞붙을 예정이다. 중국 명절 극장가엔 코미디도 빼놓을 수 없다. 진사성 감독의 코미디 시리즈인 <당인가탐안>네 번째 작품인 <당탐1900>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 주윤발, 왕보강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당탐1900>은 벌써 높은 사전 예매율을 보인다.
하지만 춘절의 영화 대격돌을 향한 우려도 크다. 대부분의 개봉작이 배급 전략상 극성수기를 노린 대작들이다보니 한명의 승자가 전체의 판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 즉 관객에게 선택받지 못한 영화는 흥행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중국영화계 역시 이번 춘절의 박스오피스 결과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극장에서 관람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블록버스터영화가 대거 개봉하는 만큼, 연이은 중국 관객수의 하락 원인이 OTT의 범람 등 상영 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대작의 감소로 인한 경기 침체 때문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2024년 중국 극장가는 예년에 비해 총관객수가 24% 감소했다. 연이은 극장의 침체 속에 8일간의 춘절이 중국영화계에 햇살을 드리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