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문워크> 황지아
2025-02-13
글 : 남지우 (객원기자)
사진 : 최성열

할아버지의 실종, 엄마의 알코올중독, 그리고 딸의 우울.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을 겪는 가족 3대의 초상을 담은 영화 <문워크>의 배우 황지아는 인물의 내면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관객을 그 안으로 초대하는 다정한 안내자다. 중학교 2학년 때 오디션을 봤던 영화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올해 개봉하는 터라 “세월이 참 빠르게 느껴진다”며 웃었다. 저 너머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제3의 눈과 닿을 수 없는 상처를 어루만지는 제3의 손을 지닌 주인공 정희를 연기한 그는 <문워크>가 그리는 가족이라는 진창 속에서 악당을 솎아내려는 태도를 경계한다.

“할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알코올중독자가 된 엄마가 빌런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오히려 엄마가 가장 힘들고 아픈 약자라고 생각했다. 너무 무서워서 상황을 직면하거나 인정하는 용기를 내지 못햇을 뿐이다.” “몇장의 오디션 대본을 읽자마자 너무 욕심이 생긴” 이유는 “엄마의 사춘기를 대신 끝내고 싶어 하는 정희의 마음이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밝은데 너무 밝지만은 않은 경계에 선 아이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신현규 감독과 오랜 시간 토론했다. 그 결과 그는 지난해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황지아는 이내 첫 독립영화, 첫 타이틀롤을 맞이하는 청소년 배우의 모범 사례로 오래 남게 됐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했던 황지아는 완전한 한국행이라는 부모님의 결정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매번 이별하지 않아도 되니까.” <인사이드 아웃> 속 기억 구슬처럼, 어린 시절의 감정을 하나하나 소중히 간직하는 그는 낯을 가리는 성격에서 좋은 점을 발견해보자는 어머니의 제안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본능에 가까운 감수성과 공감력은 <왜 오수재인가> <눈물의 여왕> 등 화제성 높은 작품들의 역할과 만나면서 그를 8년차 경력으로 이끌었다. 대학교 연기과 진학을 목표로 10대의 마지막 나날을 후회 없이 보내기로 다짐한 황지아가 눈부신 성인기로 흠뻑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filmography

영화 2024 <문워크> 드라마 2024 <눈물의 여왕> 2024 <나쁜 남자의 사랑법> 2023 <형사록> 시즌2 2023 <남이 될 수 있을까> 2022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2022 <왜 오수재인가> 2021 <결혼작사 이혼작곡> 2020 <머니게임> 2018 <내 뒤에 테리우스> 2018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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