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허니 허니 스위트 허니, <허니>의 제시카 알바
2004-04-08
글 : 김도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젊고 아름다운 배우의 육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거부할 수 없는 본능에서 튀어 나오는 것이므로 일단 무죄다. 개봉을 기다리는 <허니>에서 힙합 리듬을 타고 움직이는 제시카 알바의 육체는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싱싱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표출해낸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즐거움은 섹슈얼한 욕망을 넘어서서 태평양 수면으로 튀어오르는 돌고래를 바라보는 순수한 시각적 쾌감과도 같다. 그렇다면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새로운 시대의 <플래시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춤추고 싶어지게 하는 영감을 주고 싶었기 때문에 <허니>를 선택했구요”라고 당차게 이야기하는 이 젊은 배우는 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아직까지 그는 우리에게 참으로 낯선 존재다.

제시카 알바는 12살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오며 <크레이지 핸드>나〈25살의 키스> 등의 슬리퍼 히트작들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작은 TV 브라운관에서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제임스 카메론이 창조해낸 TV시리즈 <다크 엔젤>에서 그는 가죽잠바와 몸에 딱 붙는 바지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새로운 여전사 ‘맥스’였다. 그 새로운 여전사의 이미지는 미대륙 1200만명의 열렬한 팬들을 매주 브라운관 앞에 묶어두었다.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는 제시카 알바가 그렇게 아름답거나 육체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약간은 건방지고 대담한 태도가 잊혀지지 않았죠.” 그는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과의 첫 오디션에서도 전혀 긴장하거나 개의치 않는 여전사 바로 그 자체였다. 치솟는 제작비를 따라잡지 못하고 종영한 <다크 엔젤>을 찍으면서 그녀는 많은 것을 배웠다. “갈비뼈를 부러뜨리기도 하고 골반을 다치기도 했죠. 하지만 저는 시리즈를 통해 성장했어요. 육체적인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죠. <다크 엔젤>의 종영은 제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에요.”

한때 StopJessicaAlbasWedding.com이라는 웹사이트가 있었다. 이름 그대로 제시카 알바의 결혼을 중지시키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이트였다. 2001년 스무살의 나이로 <다크 엔젤>의 동료인 서른셋의 마이클 웨덜리와 약혼한 이후 열혈 팬들의 흥분은 극에 달했다. 3년의 세월이 흐르고 23살의 영화배우로 다시 시작하는 그에게 여전히 사랑은 현재진행형인가. “섹시함이 뭐냐구요? 그건 마이클의 모든 것이에요”라고 말하는 제시카 알바의 앞에서 들리는 소년들의 한숨은 태평양을 건너 그녀의 이름이 생소한 이곳까지 울려퍼진다. 과연 <허니>의 너무도 싱그러워서 화면 밖으로 뛰쳐나올 것만 같은 그 젊음의 당당함에 무관심하기란 쉽지 않다. 프랑스, 덴마크, 멕시코, 스페인, 캐나다, 이탈리아의 피가 섞인 이 무국적의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에게 육체는 머리만큼이나 소중한 배우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허니>의 성공 이후 그녀가 찍고 있는 영화는 <죠스>의 원작자 피터 벤츨리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해양영화 <인 투 더 블루>. 젖은 스쿠버 다이버 복장으로 그 돌고래 같은 몸짓을 스크린 위에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배우에게 더 중요한 것은 영리한 머리라고? 원래 그 나이의 젊은 배우에게 몸은 머리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말할 때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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