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의 7전8기 뒷이야기 [3]
2004-09-01
글 : 박혜명
<미션 임파서블3> ‘감독’만 있으면, 시작은 문제없다?

요컨대 톰 크루즈가 제작, 주연할 영화. 시리즈마다 다른 스타일로 가겠다고 결심한 제작자 톰 크루즈의 최대 과제는 감독을 확정짓는 것. 주연배우만 결정된 프로젝트의 감독 확보가 절실한 케이스.

2000년 2편의 개봉과 함께 시작된 <미션 임파서블3>의 제작 관련 루머는 1편과 2편이 그랬던 것처럼 3편 역시 4년 뒤인 2004년에 개봉하지 않을까 하는 데서부터 출발했다. 모든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가 그렇듯 확정된 건 몇 가지 없었다. 주연 톰 크루즈, 각본 로버트 타우니(전작 두편의 작가), 제작사는 파라마운트와 톰 크루즈/폴라 와그너 프로덕션. 한참 남은 개봉예정일을 생각하면 서두를 것도 없었거니와 감독만 잡으면 시작은 문제없었다.

리안이 잠시 물망에 올랐다가 2002년에 처음으로 확정된 감독은 데이비드 핀처였다. 핀처는 “견해 차이”(creative differences)라는 폭넓은 해석의 여지를 이유로 1년 만에 프로젝트를 떠났고, 그 자리를 대체한 <나크>의 조 카나한 감독 역시 같은 이유로 1년 반 만에 손을 놓았다. 데이비드 핀처는 이 프로젝트에 남긴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카나한은 다른 캐스팅을 확정짓고 떠났다. 스칼렛 요한슨, 캐리 앤 모스, 케네스 브래너 등이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애초 2004년 독립기념일로 개봉일을 박았던 파라마운트는 <반 헬싱>과 <트로이>가 서 있는 5월21일로 다시 날짜를 옮겼다가, 제작 연기가 확실시되면서 4년 간격의 규칙적인 개봉 계획을 포기하고 2005년 6월27일을 개봉일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날짜는 다시 2006년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카나한의 하차와 J. J. 에이브럼스(<슈퍼맨>에 2년 반을 바쳤던 바로 그 작가다)의 영입 사이에 톰 크루즈는 스필버그의 신작 <우주전쟁>의 출연을 결정지었다. 불과 한달 사이다. 그러니 이쯤에서 <미션 임파서블3>의 미래를 장담해주고 싶어도, 2005년 여름 크랭크인이라는 계획은 너무 먼 이야기다. 적어도 더 많은 장애까지 불사해야 할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에 있어서는 말이다.

<인디아나 존스4> 제작자 vs 감독, 작가적 고집 or 자존심 싸움?

요컨대 제작 조지 루카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해리슨 포드. 저마다 높이가 다른 기둥들. 심지어 20년씩 묵은 기둥들. 기둥을 세웠다고 지붕이 바로 얹혀지는 건 결코 아니다. 자기 주장 강한 ‘몸값 비싼’ 분들끼리 시나리오의 합의를 보지 못한 케이스.

후속편을 제작한다는 루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부터 <인디아나 존스4> 팀은 모두 한결같은 말을 했다. “모두가 동의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생각입니다.” 조지 루카스도, 스티븐 스필버그도, 해리슨 포드도, 프로듀서 프랭크 마셜까지도 그렇게 말했다. 핵심 인물들이 결정됐으니 진행도 순조로울 거라는 팬들의 예상은 그 ‘핵심 인물들이 결정된 데’서 뒤집어졌다. 1989년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이후 11년 만에 후속편 제작에 돌입한 이 프로젝트는 2000년 6월, <식스 센스>로 한창 주가를 올리기 시작한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을 시작으로 <트래픽>의 작가 스티브 개그핸, <인디아나 존스: 마지막 성전> <리쎌 웨폰> 2, 3편을 쓴 제프리 봄,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작가 톰 스토파드 등을 물망에 올렸다가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을 연출한 프랭크 다라본트를 그들이 원하는 작가로 확정하기까지만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라본트는 ‘모두가 동의할’ 시나리오를 쓰는 데 20개월을 소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 사이에 너무 분명한 견해 차가 존재하는 게 문제였다. 영화를 구식 스타일로 찍기 좋아하는 스필버그와 디지털 기술을 누구보다 빨리 영화에 반영하고 싶어하는 루카스의 머릿속에는 각각 다른 컨셉의 영화가 존재했다. 다라본트의 시나리오를 루카스가 검토한 뒤 스필버그에게 넘기면 그가 확인한 뒤 해리슨 포드에게 최종 전달되기로 돼 있었던 작업 과정은 늘 루카스에게서 제동을 멈췄다. 루카스는 다라본트가 쓴 시나리오가 언제나 맘에 들지 않았고 스필버그에게 전달되기도 전에 시나리오를 퇴짜놨다. 팬들은 1년 내내 “거의 탈고”라는 말만 들었다. 그러다 정말 탈고가 되려는 모양인지 <할리우드 호미사이드> 이후 2003년의 나머지 스케줄을 해리슨 포드가 일부러 비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디아나 존스><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위부터)

심지어 벌써 운동을 시작했다는 루머도 돌았다. 비공식적으로 십수번 퇴짜맞았던 다라본트의 시나리오는 그러나, 올해 2월이 되어서야 ‘공식’ 초고 탈고를 알렸다. 팬들의 환호를 뒤로한 채 프로듀서 프랭크 마셜은 “아직 쓰는 중”이라며 다라본트의 말을 다시 뒤집었다. 스필버그는 맘에 들어했지만 루카스가 또다시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퍼졌다. 몇몇 밝힐 수 없는 이유로 이미 다라본트에게 많이 화가 나 있던 루카스가, 인디아나의 형인지 동생인지 하는 캐릭터의 비중을 안 늘렸다며 성질을 부린 거라고 ‘다크 호라이즌’ 사이트가 꼬집었다. 뒤이어 ‘무비홀’이 다라본트의 하차 소식을 전했다.

<에스콰이어>는 이 프로젝트의 난항의 핵심이 다라본트의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문제삼던 루카스에게 있다고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다. “스필버그의 성공을 시기해온 루카스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 시리즈에 대한 통제권을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자기 식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바에야 아예 못 만들도록 하는 것이 그에겐 자기 자식을 보호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현재 포드와 스필버그는 각각 두편의 영화를 계약했거나 준비 중이다. 내년 5월을 개봉 목표로 <스타워즈 에피소드3>를 완성해야 할 루카스 만이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느 작가와 시나리오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시나리오 작업이 2/3가량 끝났다”고 한 프랭크 마셜은 개봉 계획을 2005년에서 1년만 더 미루겠다고 밝혔다. 행여나 <…에피소드3>와 개봉이 겹치는 게 아닐까 노심초사했던 루카스가 이를 제일 반기지 않을까. 2006년이면 해리슨 포드가 예순네살이 된다며 불안해하는 팬들 사이에서 요즘 돌고 있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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