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리포트]
부천영화제 파행 세계 영화인들의 항의서한들 [1]
2005-02-23

부천영화제를 파행으로 몰아넣은 부천시를 향해, 항의서한이 바다 건너 불화살처럼 날아들고 있다. 1월25일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이끌었던 프로그래머들과 스탭들이 사실상 해고되자, 지난해 말 부천시가 김 전 집행위원장을 해촉한 것을 시작으로 점화됐던 국내외 분노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부천시와 전 프로그래머들에게 전달돼온 해외 서신만 100여통. 이들은 지자체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빼앗은 이번 사건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이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함께 싸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씨네21>에서는 이 서한들중 17통을 온라인 독점으로 공개한다. /편집자

세계 각지의 영화인들이 보내온 서한 17통

티 아더 코텀/ 감독
"홍건표 부천시장의 결정은 부천뿐 아니라 국제 영화계에서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에도 크나큰 실수."

올리비에 뮐러/ 현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합(EFFFF) 의장.
"부천영화제가 우리 조직의 회원으로서 계속 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것."

요하네스 쇤헤르/ 영화 큐레이터
"비행기를 타고 서울까지 가서 또다시 지하철을 타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Pifan 때문이었다."

아드리안 공보/ 영화평론가, <포지티프> 기자
"부천의 상영작들은 걸작들이 아니더라도 감동과 호기심이 있기 때문에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토니 레인즈/영화평론가
"영화제는 부천 시민에게 문화적인 자산을 공급할 뿐 아니라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폴 크로닌/ 감독
"부천영화제가 더이상 있을 수 없다니, 얼마나 가혹한지 모르겠다."

하야시 카나코/ 도쿄 필름엑스 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제는 며칠 하고 마는 불꽃놀이가 아니다. 전문인력간의 세계적인 네트워크와 인간관계가 없이 이끌어간다는 건 불가능."

미치 데이비스/ 캐나다 판타지아 영화제 프로그래머
"이번 결정은 충격적이고, 졸렬하고, 우리를 격분케 했다."

크리스티앙 홀먼/스웨덴 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어떤 경우에라도 부천시장에게 이 부당함에 대한 우리의 감정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겠다."

톰 팰먼/ 스웨덴 우메아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PiFan2004 심사위원
"집행위원장과 세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똑같은 열정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진정 바란다."

엔리크 폴치/ 감독
"PiFan은 서구 사람들이 동양의 영화계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자 양질의 상징."

얀 둔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존경받게끔 한 지난 8년간의 믿을 수 없는 엄청난 노고를 위해 옳은 선택을 하길 바란다."

올리비에 레만/ 프랑스 아시아영화 전문잡지 <Kumite> 기자
"판타스틱 영화제가 열릴만한 자격이 있는 다른 곳에서 새로운 영화제를 만드는 일을 강하게 지지한다."

조르쥬 델모트/ 벨기에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제 규모를 지역행사규모로 축소하겠다는 결정은 부천영화제가 쌓아온 국제적인 중요성을 무시하는 처사."

루릭 살레/ 프랑스 영화잡지 <l’Ecran Fantastique> 기자
"PiFan을 변변찮고 평범한 초짜 영화제로 바꾸지 말라."

장 미셸 루/ 감독
"이젠 전처럼 환상적이고 전복적이지는 않겠군."

다비드 카자로/ 이탈리아 한국영화 전문기자
"정치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 못해 PiFan과 같이 중요하고도 독특한 행사들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