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리뷰]
막스 형제의 랜드를 찾아서, <코코넛> <몽키 비즈니스>
2005-02-25
글 : 조성효

막스 형제의 연예시기는 보드빌에만 전념한 1910년대 초에서 20년대 말, 파라마운트와 함께한 20년대 말에서 30년대 초, MGM과 함께한 30년대 중반에서 40년대 말, 그리고 TV에서 더 자주 모습을 봤던 50년대 이후의 4가지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형제들은 보드빌에서의 성공을 토대로 파라마운트와 영화를 찍는데 이중 <파티 대소동>(Animal Crackers)과 <풋볼 대소동>(Horse Feathers), <스파이 대소동>(Duck Soup)은 DVD로 이미 출시되었고 <코코넛>과 <멍키 비즈니스>가 새로 추가되어 ‘막스 브러더스 컬렉션’으로 최근 발매되었다.

보드빌 배우들이 애용한 그라우치 벡 때문에 예명을 얻게 된 그라우초, 여자들을 실제로 많이 밝힌다는 이름의 치코, 기막힌 하프연주 실력으로 얻게 된 이름의 하포, 제플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제포. 이들 4명의 막스 형제가 모두 출연하는 영화는 파라마운트와 함께한 5편뿐이었다. 오늘날엔 최고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스파이 대소동>은 개봉 당시엔 처참한 흥행성적을 기록했고 그 때문에 제포가 스크린을 떠났던 것이다. MGM으로 자릴 옮긴 세 형제는 <오페라의 밤>의 성공으로 부활하지만 MGM의 젊은 제작자 어빙 탈버그의 죽음 이후 스크린에선 하강곡선을 그린다. <코코넛>은 그들의 브로드웨이 보드빌을 영화화한 데뷔작이다. 작곡가 어빙 베를린이 참여한 것 중 히트곡 없는 유일한 영화라며 그라우초가 한탄하기도 했지만 <카르멘>을 개사한 곡은 2∼3번만 들어도 절로 따라하게 될 정도의 중독성이 있다.

<코코넛>은 흥행에서도 성공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사랑 이야기에 악당이 출연하여 적당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막스 형제표 영화의 기원을 볼 수 있다. <멍키 비즈니스>는 최대 흥행작이었던 <오페라의 밤>과 마찬가지로 선상에서의 소동을 다룬 이야기다. 밀항자들인 형제들이 어떻게 하선을 시도하는지 눈여겨볼 일이다. 이른바 다섯 번째 막스 형제로 평가받는 마거릿 뒤몽이 여기선 보이질 않는데 루실 역의 델마 토드가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한다. 동시대인이 아닌 이상 막스 형제의 영화는 한두편을 봐선 그 재미를 제대로 느끼기 힘들다. 하지만 감상 편수를 더할수록 하포의 팬터마임과 그라우초의 오리걸음에 정감을 느끼게 되고 매편 피아노와 하프연주 장면을 기다리게 된다.

부록이 전무했던 기존 출시작들과는 달리 이번에 출시된 DVD 2편에는 3가지의 짧은 영상이 담겼는데 61년, 63년, 85년 <투데이 쇼>에 출연한 하포와 그라우초 그리고 하포의 아들인 윌리엄과의 토크쇼를 볼 수 있다. 기존의 세 작품은 국내외적으로도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었던 작품들인데 박스 세트와 함께 재발매된 것이니 놓치신 분들에겐 좋은 소장기회가 될 듯. <코코넛>과 <멍키 비즈니스>는 낱장 구입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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