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박중훈이 충무로를 향해 던지는 몇가지 충고 [2]
2001-07-13
글 : 김혜리
사진 : 이혜정
<찰리의 진실>은 어떤 영화?

다이아몬드의 행방을 찾아라

유니버설이 제작하고 <양들의 침묵> <필라델피아>의 조너선 드미가 메가폰을, 드미의 오랜 촬영감독 닥 후지모토가 카메라를 잡은 <찰리의 진실>은 캐리 그랜트, 오드리 헵번 주연의 63년작 <셔레이드>의 리메이크로 알려졌다.<셔레이드>는 2차대전 말미 혼돈 속에 공동의 범죄에서 얻은 25만달러를 들고 파리로 도망쳐 가정을 꾸린 남자가 죽고 옛 동료가 그를 찾아오면서 미망인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스릴 넘치는 사건을 그린 영화. 줄거리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찰리의 진실>에서는 돈 대신 사라진 다이아몬드가 모든 인물을 움직이는 동력이 될 듯하다.

촬영분을 기준으로 영화의 30% 분량에 등장하는 박중훈은 <셔레이드>에서 제임스 코번이 맡았던 캐릭터를 이어받아, 유고 내전에 참전했던 특수부대의 한국계 요원으로서 어떤 이데올로기에도 무심한 프로페셔널의 초상을 그려 보인다. 스페인계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필라델피아>에 영입했던 조너선 드미 감독은 “백인 주인공에게 칼맞고 총맞아 허무하게 죽거나 이유없이 웃통벗고 발차기하는 동양 캐릭터는 사양”이라는 박중훈의 의견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순제작비 5천만달러가 들어간 <찰리의 진실>은 300명 이상 규모의 파리 프로덕션과 카리브해 지방의 마티니크 로케이션, 미국의 스튜디오 세개 유닛을 가동해 제작됐다.

박중훈의 전언에 따르면 조너선 드미 감독은 <찰리의 진실>을 왕가위 스타일을 찍고 싶다고 밝힌 바 있으며 도시의 거리를 인물들이 달리는 장면과 마지막에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장면에서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경의를 바치기도 했다. 박중훈과 가장 긴 시간 스크린을 나누는 마크 월버그가 왕년의 캐리 그랜트 역을, 탠디 뉴튼이 오드리 헵번 역을 이어받았고 팀 로빈스, 크리스틴 브와송, 안나 카리나 등 낯익은 중견이 공연한다. 개봉 예정시기는 2002년 봄. 개봉에 즈음해 조너선 드미 감독 등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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