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5 한국 장편애니메이션 기상도 [4] - 기대작 9편
2005-08-23
글 : 김도훈
현재 진행중인 한국 장편애니메이션 기대작 9편

이성강 감독의 <천년여우, 여우비>나 충무로 메이저 제작사의 지원을 받는 <럭키 서울>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외한다면 여기에 언급한 많은 작품들이 투자자들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 영진위와 콘텐츠 진흥원의 ‘작은’ 지원을 받고 제작한 파일럿을 오래전에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던 기대작들. 한국 장편애니메이션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

<천년여우, 여우비> 선우엔터테인먼트, 옐로우 필름

<마리 이야기>의 수채화 같은 감수성으로 돌아오는 이성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열살짜리 구미호가 한 소년을 사랑하면서 겪는 모험과 갈등을 다루는 작품. 2002년부터 기획이 시작되었고, 올 7월에 본격적인 프로덕션에 돌입했다. “<마리 이야기>처럼 정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지만 매우 액티브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이라는 것이 이성강 감독의 이야기. 총제작비는 30여억원이며, 2006년 여름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소중한 날의 꿈> 연필로 명상하기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트레일러가 올라오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작품. 평범한 여고생이 독특한 친구들을 만나고 작은 사건들을 겪으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아간다는 성장드라마. 1979년부터 84년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마치 다카하다 이사오의 작품 같은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예감한다. 작화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준비되고 스탭들의 능력이 준비되었을 때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 제작사의 말. 순제작비는 18억원이며 2007년 4월 개봉을 예상하고 있다. 연출은 단편 <히치콕의 하루>(1998)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안재훈 감독.

<럭키 서울> 싸이더스, 경기디지털센터

1970년대 서울, 기차에서 엄마와 헤어져 홀로 서울에 떨어진 어린 남매의 모험과 성장을 그리는 80분 분량의 장편클레이메이션. <강아지똥>과 인권애니메이션 <동물농장>의 권오성 감독이 연출을 맡고, 클레이메이션계의 거장 중 한 사람인 장 폴로가 슈퍼바이저로 참여한다. 제작세트 전시회, 캐릭터 소품 제작, 테마집 출판 등 원 소스 멀티유스의 모델로 만들어질 예정. 총제작비는 40여억원으로 “적은 제작비지만 우리나라 제작환경을 고려하면 제작비를 많이 쓰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권오성 감독의 변. 2008년 개봉예정.

<마당을 나온 암탉> MK픽쳐스, 오돌또기

40만부가 팔린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원작. 애니메이션 제작사 오돌또기의 노하우와 MK픽쳐스의 제작·마케팅 경험이 결합한 프로젝트. 알을 품어 병아리를 탄생시키겠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마당에서 빠져나온 암탉이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꽃잎>의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오성윤이 감독을 맡았고, <접속> <텔미썸딩>의 김은정 작가가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제작사에 따르면 “원작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장편애니메이션에 알맞도록 상당한 각색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2008년 여름이나 겨울방학 개봉 목표.

<에그콜라> 인디펜던스

<원더풀 데이즈>의 CG를 작업했던 인디펜던스사의 풀3D 애니메이션. 에그콜라라는 음료의 제조법을 훔쳐 부자가 되려는 좀도둑 가족의 모험과 거기에 얽혀든 멸종위기 공룡들의 이야기이다. 2002년에 시작된 프리 프로덕션이 거의 완료된 상태이며 제작비는 총 1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시그라프(CG 축제)와 스페인 아트퓨투라 등 해외 영화제에서 파일럿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주목할 만한 3D 화면의 질감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애초부터 해외시장을 동시에 노리고 시작된 프로젝트다.

<빙고> 씨즈엔터테인먼트

외계인에 의해 말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 강아지가 유명가수 출신 시각장애인의 안내견과 파출부 역할을 하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 2003년 초반에 기획에 들어가 콘텐츠 진흥원의 지원으로 파일럿을 선보였고, 현재 컨셉 아트 등 프리 프로덕션 단계가 진행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장편부문 지원작이지만 아직은 메인 투자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예상하는 총제작비는 30억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파파빙고

도시 ‘베리리치’로부터 요새도시 ‘리치메리’를 세워 독립한 독재자 스미스는 두 도시간의 무역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어느 날 배달로봇 파파빙고가 독재자에게 대항하는 메시지를 담은 라디오 방송을 리치메리에 배달하고, 이로 인해 배달부들과 스미스간의 전쟁이 시작된다. 2D에 3D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SF애니메이션. 영진위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파일럿이 2003년 SICAF에서 주목받았다. 제작비로 15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 시나리오 각색 중이다.

<로버트 태권V> 신씨네

2001년 제작발표회 이후 수많은 ‘태권V 마니아’들을 들뜨게 만든 작품. 최근 저작권 문제를 거의 해결지은 신씨네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나리오 작업을 마무리할 에정이며, 탄생 30주년 기념 LCD 사업 등 2010년까지 종합적인 중장기 기획을 세워두고 있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기다려야 할 프로젝트.

<몽실이>(가제) 마고21

<오세암>으로 안시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성백엽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6·25 전쟁을 배경으로, 가혹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담는다. 성백엽 감독은 “연대기적 구성으로 이루어진 원작을 그대로 극영화로 가져오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며 시나리오 작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올 겨울 본격적인 프로덕션 단계에 돌입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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