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의 첫 만남(첫 작품)/ 홍상수 감독님의 <오! 수정>이 될 거예요. 감독님이 참 특이하세요. 촬영 현장에서 음악을 틀어놔요.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지도 않아요. 배우를 편하게 해주세요. 감독님을 만난 건 행운이예요. <오! 수정>은 2000년 한국영화 하면 떠오르는, 그런 영화가 될 거예요. 흑백영화라는 것만으로도. 홍 감독님 영화라서 기대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저는 ‘내 영화’라서 잘했다는 박수를 받고 싶어요.
1999년 20평/ 홍상수 감독님 식으로, 은주가 영화에 빠진 해!
21세기, 나의 길/ 계속 배우로 살아야죠. 아직 난 배우라기보다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죠. 아기배우예요.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내가 생각하는 배우는 특별한 사람이거든요. 오래 두고볼 수 있는 연기자, 세월이 흘러도 신비롭게 여겨지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2000년 1월1일 0시/ 계획대로라면 <카이스트>에 함께 출연하는 정민 선배가 차린 가게에서 좋아하는 레몬소주를 마시고 있을 거예요. <카이스트> 멤버들하고 거기 가서 함께 종소리 듣고, 놀기로 했어요. 어리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이 좋은 나이(19)에 한 세기를 뒤바꾸어 살 수 있다는 건 행운이예요.
20세기 나만의 타임캡슐/ 자라면서 지금까지 변해온 모습을 담은 사진이랑, 방송대본, 첫 영화 <송어> 필름. 원래 뭐든 간직하는 걸 좋아해요. 내일이 와도 지금을 기억할 순 있지만 볼 수는 없잖아요. 폴라로이드 사진 찍는 것도 그래서예요.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서.
내가 보는 나/ 양파 같은 여자. 나도 날 모를 때가 많아요. 거울을 보면,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말도 잘 안 하고 새침한 애 같아 보이지만, 내 모습은 다 달라요. 여우 같기도 하고.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낄 때가 많아요. 아직은 성숙해가는 중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