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다시 떠오른다>는 덥고 습한 영화다. 두 모녀가 한 남자에게 품은 애정으로 들끓은 집안의 공기는 환기되지 못한채 관객의 숨을 죄여온다. 린쳉솅 감독은 “대만사회에선 언제나 가족이 우선이며 개인의 발언은 억눌린다. 심지어 사랑을 할 때에도 그렇다”고 말한다. 영화의 배경인 대만의 60년대를 그는 “문화와 언어, 가치관이 충돌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당시 대만은 원주민과 중국 본토 이주민들이 갈등하던 이민사회였으며, 일본문화의 영향이 더해져 가벼운 가치관들이 팽배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자유연애에 대한 욕망이었다.”
린쳉솅 감독은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통해 “중년의 넘치는 생명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중년의 시기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마음은 아마도 그 역시 40대 중반을 넘어선 중년의 감독이기 때문인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아마존 밀림으로 가서 다시 청년의 시기로 회춘할 예정이다.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스케일이 크고 오락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는 그의 신작<북위 5도, 남위 20도>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PPP에 초청되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