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 Jeremy
보컬/ 모정길 향후 한달간 가장 큰 계획, 열심히 운동. 베이스/ 변성우 향후 한달간 가장 큰 계획, 열심히 베이스 연습. 드럼/ 박상열 향후 한달간 가장 큰 계획, 열심히 영화 관람. 키보드/ 정미선 향후 한달간 가장 큰 계획, 열심히 연습. 기타/ 조필성 향후 한달간 가장 큰 계획, 집중해서 연습. (허허…, 엄청난 연습맨들! -ㅂ-)
예레미는 결성 10년차의, 그야말로 노장 밴드다.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들은 ‘크리스천 메탈 밴드’. ‘반동’의 땅으로 여겨지는 메탈의 땅에 살고 있는 크리스천들인 만큼 역으로 그 존재가 부각되었던 그룹이다. 심포닉하고 드라마틱한 멜로디, 속주와 파워를 기반으로 하는 메탈 기타로 꾸준히 본인들의 길을 걸어왔다. 한국의 창(唱)이나 인도 음악을 메탈에 접목하는 시도도 해왔다. 2005년 발매된 <The 2nd Advent>는 대만과 일본에서의 라이선스 발매를 확정지었다.
예레미가 꼽는 음악영화
내가 이 영화를 스무번이나 본 이유, 모정길_<서편제>
처음 보고 난 뒤 <서편제> O.S.T 사서 계속 그것만 듣고 다녔습니다. 그 뒤로 극장에서만 7번 봤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고수인 동생과 소리하는 눈 먼 누나가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해후의 회포를 푸는 장면. 일상적인 대화가 아니라 평생 업으로 한으로 삼았던, 소리로 북으로 교감하며, 못다한 말들을 쏟아내는 장면이지요. 그리고 코믹했던 장면은 아버지가 소리를 가르치고 아들이 따라하는 대목이에요. 아들이 노래합니다.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에에~.” 아버지가 이렇게 고쳐주죠. “에에가 아이고…! 헤~에~헤!” 아들이 고쳐부릅니다. “에에에!” 똑같군요…. 아빠가 다시 고쳐줍니다. “에에가 아이고 헤~에~헤!” 어떡하나 볼까요. “에에에!” 결국 화가 난 아부지. “저리 가!!”
허밍 어반 스테레오 Humming Urban Stereo
프로듀서/ 이지린 가끔 여자나 동성애자로 오인받는데, 바이섹슈얼로 합의 봤으면 좋겠다고 함. (진담으로 알아듣지 말란 말이야!) 보컬/ 시나에 취미, 이지린 달달 볶기. 자신의 식탐을 두려워함. “사람들이 요즘 나 웃기대요. 헤헤”라고 했음.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음악은 ‘바나나 셰이크’를 닮았다. 애시드, 시부야케, 라운지가 상큼하게 결합된 허밍 어반 스트레오의 음악은 바나나 셰이크처럼 달콤하고 상큼하다. 바나나 셰이크는 그들 음악 중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곡의 제목이기도 한데, ‘바나나 껍질을 5개로 벗기면 사람이고 4개로 벗기면 원숭이’라며 ‘바나나 셰이크 하나도 안 남길 거’라고 중얼거리는 귀여운 여성 보컬의 목소리가 뇌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 허밍걸, 시나에 같은 강한 페르소나를 가졌지만, 사실 허밍 어반 스테레오는 프로듀서 이지린의 원맨밴드. ‘일상의 다양한 느낌들을 기분좋게 버무려 놓은’ 듯한 그의 음악을 기다려온 사람이라면, 2월 말 발매될 2집 앨범을 기다려도 좋을 것이다.
허밍 어반 스테레오가 꼽는 음악영화
피아노와 키스하게 만드는 그 여운, 이지린_<사랑의 행로>
재즈에 빠져들게 했던 영화다. 난 청음을 못하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My Funny Valentine>을 미친 듯이 듣고 쳤던 기억이 난다. 미디 시퀀싱을 하면서 피아노를 놓게 되었는데, 영화를 본 뒤론 적어도 며칠은 피아노와 키스한다. 잭이 수지집에 갔던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고 잭이 말할 때, 수지의 그 표정이 너무 아른거린다. 그때 흐르던 <My Funny Valentine>…. 난 엔딩이 제대로 끝나지 않는 영화를 사랑한다.
부가킹즈 Bugakingz
랩/ 간디 취미는 데이트, 특기도 데이트. 멤버 중 가장 말이 없음. 리드보컬/ 바비킴 He’s good at English. 다른 장르의 음악 공연장에 가고 싶은 바람이 있다네. 랩/ 쥬비 트레인 지름신교에 입문했다는 속설. ‘우람한 외모와는 다르게’ 조그마한 액세서리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 함.
이미 인디밴드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급작스레 메인 스트림의 물살을 탄 부가킹즈다. 바비킴, 주비 트레인, 간디, 세 멤버들은 그만큼 바쁜 행보를 하고 있다. 2001년 1집 음반 <Bugalicious>가 나온 뒤 4년 만에 발매된 2집 <The Renaissance>는 리더 바비킴의 표현대로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에 음악적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R&B와 힙합이 섞여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여행길>에서는 윤도현의 시원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행길>은 지난해 바람을 일으켰던 <Tic Tac Toe>의 뒤를 이어 방송을 타는 중이다.
부가킹즈가 꼽는 음악영화
당신은 언제부터 힙합과 사랑에 빠졌나요, 쥬비 트레인_<브라운 슈거>
<브라운 슈가>는 ‘힙합에 대한 사랑’ 자체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 힙합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대중성과 음악적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이 큰 시기에 본 영화라 더 기억에 남는다. “당신은 언제부터 힙합과 사랑에 빠지셨죠?”라는 대사는 처음과는 매우 달라진, 나 자신에게 던져진 질문처럼 느껴졌다.너희가 음악을 아느냐, 바비킴_<퍼플레인>
초등학교 때, 당시 빌보드 차트 인기 음악인 프린스의 노래가 나오는 영화라기에 친구들과 극장을 찾았다. 영화 속에 솔직한 음악이 녹아들어 있었다. 주인공 키드가 어머니를 구타하는 아버지를 말리려다 도리어 아버지에게 맞고, 방에 들어가 그 감정을 곡으로 쓰는 장면이 기억난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느낌 그대로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눈뜨고 코베인
보컬, 세컨드 기타/ 깜악귀 향후 한달간 계획은 한국음악제작자협회 저작권자 등록을 위한 20만원 마련, 어깨 안마기를 사기 위한 8만원 마련, 새 어쿠스틱 기타를 사기 위한 20만원 마련, 보이스 이펙터를 장만하기 위한 9만원 마련. 그리고. 애욕에 견디는 것. 건반/ 연리목 성격은 시시콜콜, 취미는 음주. 키보드를 다운그레이드하여 그 돈으로 술 사먹는다는 속설 있음. 베이스, 코러스/슬프니 가장 시급한 건 군 문제 해결. 그리고 그것이 끝난 뒤 냉장고 청소. 기타/목말라 가슴 뛰는 리프를 들으면 “내가 먼저 칠걸…!”이라고. 조폭고양이 용팔과 동거 중. 드럼/장기하 이 사람, 군대 갔다.
“우리는 많은 밴드들처럼 가사를 못 알아듣는 음악은 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내놓은 그룹 중에서 한글 구어체를 이용해 멋진 가사를 썼던 팀은 산울림과 신중현이 거의 유일하다고 생각해요.” 2002년 교내 밴드로 시작한 ‘눈뜨고 코베인’은 2004년 데뷔 미니 앨범을 제작하고 홍익대의 여러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눈뜨고 코베인은, ‘재밌다’ ‘골때린다’ 의견도 분분한 자신들의 음악을 두고 “조울증에 걸린 주제에 태연한 척하는 한국형 거라지 하드록”이라 표현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말들을 늘어놓은 그들이 마지막으로 던진 말은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말은 다 필요없고 음악보다는 외모로 인정받고 싶다.” 그들은 이런 밴드다.
눈뜨고 코베인이 꼽는 음악영화
돌고, 돌고, 돌고, 깜악귀_<24시간 파티 피플>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중반까지 영국 맨체스터 인디뮤직 신을 다룬 영화다. 조이디비전(Joy Division)이나 해피 먼데이즈(Happy Mondays) 같은 댄스 록 계열 밴드들을 무척 좋아하기에, 그들의 결성과정과 당시 영국의 분위기, 그 모든 것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섹스 피스톨스가 맨체스터에서 공연하는 장면. 42명뿐인 관객이 펑크 비트에 맞춰 아무렇게나 춤을 추다 돌아간다. 의미심장한 것은 뒤에 조이디비전과 뉴오더를 결성한 자들이 그 42명 중에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 속 관찰자인 토니 윌슨은 이 초라한 공연이 시대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것을 간파한다. “최후의 만찬에 참석한 사람이 13명이었던 것처럼 중요한 역사적 국면일수록 그 자리에 참여한 사람은 적은 법”이라나. 토니 윌슨은 자기 방에 붙여놓은 레드 제플린이나 핑크 플로이드 등의 포스터를 뜯어낸다(데이비드 보위의 포스터 앞에선 상당히 망설였지만 결국 찢어버린다). 그의 예감대로 곧, 거장 밴드의 시대가 가고, 단순한 음악에 허무한 외침을 얹은 펑크의 시대가 온다. 그리고 그 펑크를 패셔너블한 비트로 소화하기 시작한 맨체스터 댄스록이 주류를 향해 도약하기 시작한다. 좋은 문화란 이런 게 아닐까. “나도 바로 저런 걸 하고 싶어!”라는 타산없는 자발성이 일어나, 소수가 다수가 되는.어쨌든 울게하소서, 연리목_<파리넬리> <메리포핀스>
<파리넬리>는 그 아름다움, 인공적인 음성, 탐욕에 대한 회의, 예술가의 심리 모두가 좋았다. 단 이 영화를 보던 당시의 상황을 말하자면 이런 것이었음. 16살, 비디오방에서, 첫 남친과, 애매한 기분, 눈감아보라는 상황, 난감한 처지.
<메리 포핀스>도 무척 좋아하는 영화. 엄청나게 아기자기하고 발랄해서 눈을 떼는 게 불가능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