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美男과 情男의 조화, <플라이 대디>의 이준기, 이문식
2006-07-28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글 : 정재혁
사진 : 오계옥

장마비가 내리던 주말 저녁, 이태원의 한 보트가게에서 예정된 표지 촬영은 계속 지연되고 있었다. 드라마 촬영과 빗속 교통난으로 이문식이 지각 통보를 전해왔기 때문. 먼저 도착한 이준기는 잠시 잠을 청했고, 그치지 않는 빗소리는 촬영장의 분위기를 정적 속으로 몰아갔다. 모든 게 정체된 것만 같은 순간. 이준기를 기다리는 팬들의 웃음소리만이 맴돌고 있었다.

상황의 급반전. 특유의 기분좋은 웃음을 보이며 등장한 이문식은 촬영장의 분위기를 띄워놓았다. 보트 안에서의 촬영으로 두통을 호소하던 이준기는 “선배님, 드라마 빨리 끝내세요. 그래야 술이라도 같이하죠”라는 인사말을 전했고, 이문식은 “다음주면 프리”라는 답변을 건넸다. 이 둘은 마치 함께 있어야 힘을 내는 사람들처럼 활기차게 ‘놀고 있었다’. 이준기는 슈퍼맨 포즈를 취하며 “소년중앙”이라고 외쳤고, 이문식은 개구쟁이 같은 몸동작으로 하와이 해변가의 느낌을 연출해냈다.

이준기와 이문식, 영화 <플라이 대디>로 함께 만난 이 둘의 조함은 꽤 낯설다. 영화 <왕의 남자>로 갑작스레 스타덤에 오른 신참 배우와 수많은 영화의 조연을 거쳐 주인공 역할을 따낸 베테랑 배우. 이준기가 고운 선으로 팬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사로잡은 미남(美男)이라면, 이문식은 순박한 웃음으로 관객에게 정을 붙인 정남(情男)이다. 쉽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 그 묘한 매력의 스파크가 비내리던 밤 하늘을 빛내고 있었다.

장소협찬 화창상사 Regal 보트 전시장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