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암살당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저격당한다는 내용의 영화 <대통령의 죽음>이 토론토영화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지시각으로 9월9일 밤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대통령의 죽음>은 영국의 제작자 겸 감독 가브리엘 레인지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현직 미국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로 공개 전부터 논란거리가 되어왔다. 이날 상영은 매진 사례를 이뤘으며, 작품을 본 관객의 반응은 “사실적이며, 미국의 현실을 잘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대통령의 죽음>은 2007년 시카고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이 저격수로부터 총격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후 영화는 FBI요원, 백악관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증언을 통해 대통령의 죽음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밟아 나간다. 감독은 실제 부시 대통령의 시카고 방문 중계 장면을 비롯해 다양한 뉴스 자료들을 삽입하고, 배우의 몸에 부시의 얼굴을 합성하는 등의 특수효과를 동원해 <대통령의 죽음>을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었다.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시리아 남자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차기 대통령 자리에 오른 딕 체니가 이를 구실 삼아 시리아 침공을 감행하는 등 대통령의 암살 이후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9·11 이후 미국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비틀어놓았다. 때문에 가브리엘 레인지 감독은 미국 보수주의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고, 작품을 만들면서 대여섯 차례 암살의 위협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작품을 둘러싼 논란만큼이나 <대통령의 죽음>을 향한 배급사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다국적 배급컨소시엄 인디 서클이 영화의 유럽 내 배급권을 가져간 것에 이어, 메이플 픽처스가 캐나다 배급권을 따냈다. 가장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미국 내 배급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배급했던 뉴마켓 필름스에 돌아갔다. 레인지 감독은 “<대통령의 죽음>은 암살이라는 소재를 선정적으로 단순화한 영화가 아니다. 9·11 이후 변화한 미국사회의 모습, 테러와의 전쟁이 미국인에게 끼친 영향에 관한 정치적 고찰을 담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죽음>은 오는 10월 영국의 <채널4>에서의 상영을 시작으로, 두어달 내에 미국 전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