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추석 맞이 어메이징 한국영화 레이스 [1]
2006-09-30
글 : 신민경 (자유기고가)

장안의 화제 <어메이징 레이스>와 헷갈리지 마십시오. 세계일주시켜주고, 우승하면 상금 100만달러를 주는 곳이 아닙니다. 이 프로그램은 표절도 제대로 못하는 초절정 울트라 저예산 미션 트립 <어메~ 이 징한 레이스>입니다. 비행기 탈 일도 없고, 국경 넘어 남의 나라에 갈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징하게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공포에 떠는 전국의 주부들과 백수, 쌍춘년의 압박에 시달리는 선남선녀 여러분, 한국영화 미션 트립에 빠져보십시오. 추석 시즌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한, 말도 안 되는 가상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2인1조로 구성된 8팀이 소정의 상금을 두고 벌이는 징하고도 찌질한 레이스! 원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도 울고 갈 황당하고 난데없고 억지스러운 시추에이션 속으로 어서 들어오세요. 어떻게? 순결하게!

<왕의 남자>의 장생(감우성) & 공길(이준기)_청와대 소속 광대 장생과 공길은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한때 공길의 변심으로 절교 직전까지 갔으나, 지금은 최고의 광대 파트너이자 연인이 되었다. 두 사람은 뛰어난 순발력과 운동신경으로 이번 레이스의 우승을 장담하고 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유정(이나영) & 윤수(강동원)_이 연인들은 교도소에서 자원봉사자와 죄수로 만났다. 묘하게 밸런스가 안 맞는 듯하면서도, 빼어난 외모만으로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 유정은 이번 레이스를 통해 교도소에 갇혀 살던 윤수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줄 계획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진태(장동건) & 진석(원빈)_아이스케키 한쪽도 나눠먹을 정도로 우애가 깊은 형제. 얼떨결에 징병된 한국전쟁에서 온갖 극한 상황을 겪었기에, 이번 레이스 정도는 식은 죽 먹기라고. 다만 성격이 너무 달라 어려운 상황에 닥치면 서로에게 핑계대고 화낸다는 단점이 있다.

<너는 내 운명>의 석중(황정민) & 은하(전도연)_결혼 2년차 된 신혼부부로, 시골에서 젖소를 키우며 소박하게 살고 있다. 이 부부는 승리에 집착하기보다 이번 경험이 둘의 사랑을 확실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승을 하면 상금으로 젖소를 한 마리 더 사고 싶다고 한다.

<맨발의 기봉이>의 기봉(신현준) & 기봉 모(김수미)_백만불짜리 다리를 가진 기봉군은 어머니에게 틀니를 사드리기 위해 레이스에 참가했다. 8살짜리 지능을 가진 아들과 거동이 불편한 팔순 노모가 과연 이 험한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 기봉이의 심청이 뺨치는 효심과 달리기 실력을 믿어볼 수밖에.

<어린 신부>의 상민(김래원) & 보은(문근영)_깜찍함과 능글거림이 최고의 조화를 이루는 부부. 결혼한 햇수는 꽤 되나, 신부가 16살에 결혼했기 때문에 아직은 갓 성인식을 치른 어린 커플이다. 뜻하지 않게 제주도 신혼여행을 망쳤다는 이 부부는, 이번 미션을 스펙터클한 신혼여행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고.

<짝패>의 석환(류승완) & 태수(정두홍)_고향 선후배 사이로, 소싯적에 껌 좀 씹고 다리 좀 떨었으며, 주먹깨나 썼다. 동물적인 운동신경이 장점이라면, 언제나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발동하는 게 단점. ‘태극기 형제’와 더불어 치열한 몸싸움이 예상되는 팀이다. 구수한 사투리 실력도 미션 수행에 도움이 될 듯.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영운(김승우) & 연아(장진영)_영운은 지방 소도시의 갈빗집 외아들이고, 연아는 룸살롱 아가씨다. 늘 육탄전이 동원되는 ‘연애질’만큼이나 레이스에 임하는 자세도 꽤 과격하다. 툭하면 입에 걸레를 물었나 의심될 정도로 욕을 남발해, 경쟁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없다.

Rules of the Race

1. 두명씩 짝을 이루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미션마다 꼴찌한 팀은 탈락하게 되고, 끝까지 남는 한팀에 소정의 상금이 주어진다. (과연 얼마나?)

2. 이동수단은 지급된 티켓 및 교통카드 혹은 히치하이킹, 도보로만 가능하다.

3. 레이스 도중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을 금한다.

4. 지나친 음주가무 혹은 다른 팀에 작업을 거는 불결한 행위로 순결한 레이스의 진행을 방해할시 그에 합당한 페널티가 주어진다.

5. ‘선택도전’(주어진 두 미션 중 하나 택하기), ‘장애물’(팀원 중 한 사람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 ‘빠른전진’(고난이도의 과제를 수행해 미션의 중간단계 뛰어넘기) 등 지시된 바를 적절히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