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추석 맞이 어메이징 한국영화 레이스 [3]
2006-09-30
글 : 신민경 (자유기고가)

Mission 4. 연리지 나무를 찾아라

<연리지>

도전경로: <…홍반장> → <각설탕> → <연리지>

도전과제: 미션 4에 접어들고 과제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도전자들도 지쳐갑니다. 장생과 공길 커플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고, <연애참> 커플은 조금만 수틀리면 육두문자를 남발해 점점 레이스의 왕따가 되어가는군요. 그래도 소정의 상금을 건 레이스는 계속됩니다. 첫 번째 과제는 제주도로 내려가 신비의 인물, 홍반장을 찾는 겁니다. 이 남자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지만, 워낙 직업도 많고 여기저기 두문불출하는지라 의외로 찾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홍반장을 찾는다 해도, 그는 쉽게 다음 과제를 알려주지 않을 겁니다. 자장면 배달이나 도배, 마을 청소 등 뭔가 노동을 해야만 간신히 입을 열 사람이니, 도전자들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홍반장의 지시대로 요상스럽게 생긴 나무, 연리지를 찾아가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리지는 두 나무가 자라면서 가지가 딱 붙어버린 걸 뜻하는데, 여기에는 닭살 커플 혜원(최지우)과 민수(조한선)의 안구에 습기 찰 만한 러브스토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하나의 사랑을 만들어나가는 이 연인들을 상징하는 나무라나요? 문제는 거기까지 어떻게 이동하느냐는 것인데, 반드시 말을 타고 가야 하는 것이 두 번째 과제입니다. 가장 먼저 과제를 수행하는 팀은 <각설탕>의 명마, 천둥이를 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물론 도착한 순서에 따라 경험 많은 준마들이 주어지겠죠? 제일 마지막으로 과제를 수행한 팀은 걸어서 찾아다녀야 할 테니,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겁니다.

★ 장애물: 과제를 수행하기에 앞서 권투 글러브와 헤드기어, 마우스피스를 착용하세요. 각팀 중 한 사람은 <주먹이 운다>의 강태식(최민식)처럼 4시간 동안 인간 샌드백이 되어야 합니다. 인간 샌드백을 하며 번 돈으로 제주도행 교통비에 보태세요. 배를 타고 가느냐 비행기를 타고 가느냐는 전적으로 도전자들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도전결과: 아무리 백만불짜리 다리를 가진 기봉이라 해도, 노모와 함께 거친 레이스를 하기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체력전에서 밀린 기봉이 모자 탈락! 1위는 예상대로 말타기와 각종 재주에 능한 장생-공길 팀이 차지했습니다.

Mission 5. 용두리의 인구를 조사하라

<잘 살아보세>

도전경로: <엽기적인 그녀> → <마파도> → <잘살아보세>

도전과제: 자, 미션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집니다. 죽도록 고생하는 것에 비해 과연 얼마나 보람있는 짓인가 의심되는 시점입니다. 어쨌든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어메~ 이 징한 레이스>. 미션 5의 첫 과제는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전지현)와 견우(차태현)가 묻어놓은 타임캡슐을 찾는 겁니다.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들고 산등성이로 올라가세요. 중요한 것은 타임캡슐이 묻힌 나무를 제대로 찾는 것인데, 엉뚱한 구덩이를 팠다가는 레이스 대열에서 이탈당하기 십상입니다. 타임캡슐을 찾아 다음 미션을 확인했다면, 양팔을 쫙 벌려 호기롭게 “난 바람이 될 거야!”라고 한번 외쳐주세요. 그리고는 다음 미션 장소인 마파도로 향합니다.

마파도로 가는 교통수단은 가뭄에 콩 나듯 드나드는 선박뿐인데, 배멀미에 약한 도전자들은 고생 좀 하겠네요. 마파도에서의 과제는 대마밭을 샅샅이 뒤져 다음 도전과제가 적힌 쪽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 넓은 대마밭을 뒤지는 것도 일이지만, 마파도 거주민인 다섯 할머니들이 도전자들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무임금 노동으로도 모자라 성희롱의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을 테니까요. 마파도에서의 과제가 끝나면, 최종 목적지인 <잘살아보세>의 용두리로 향하게 됩니다. 전국에서 출산율 1위를 자랑하는 이곳은, 마을 이장 변석구(이범수)와 가족계획요원 박현주(김정은)의 주도하에 피임 열풍이 한창입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용두리의 인구를 조사하는 것이 마지막 과제입니다. 단, 뱃속에 있는 태아도 포함해야 하니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빠른전진: 길(道)이 없는(無) 마을(里), 무도리. 한번 들어가면 함흥차사라는 이 자살명당으로 향하세요. 낮밤 가리지 않고 사람을 홀리는 도깨비골을 거쳐, 엉큼한 세 노인네를 모두 극복하면 마을 절벽으로 가는 겁니다. 그곳에서 번지점프에 성공하면 마지막 과제로 바로 직행할 수 있습니다.

도전결과: <짝패>의 두 친구가 ‘빠른전진’을 택했으나, 무도리에서 지나치게 헤매는 바람에 1위는 태극기 형제에게 돌아갔습니다. 난폭한 <연애참> 커플은 다른 팀들의 방해공작 때문에 결국 최종 레이스 대열에서 이탈하고 말았습니다.

Mission 6. 원효대교에서 활을 쏘아라

<괴물>

도전경로: <친절한 금자씨>(선택도전) → <지구를 지켜라!> → <괴물>

도전과제: 드디어 황당하고 난데없고 어이없는 <어메~ 이 징한 레이스>의 마지막 미션에 접어들었습니다. 남은 팀은 태극기 형제와 광대 커플, 그리고 충청도 주먹계의 전설적인 짝패입니다.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친절한 금자씨>에 관련된 선택도전입니다. 이번 과제에서 도전자들은 직접 일정량의 수입을 올려야 하는데,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금자씨 케이크를 만들어서 팔거나, 지정된 동네의 집집마다 빨랫줄을 검사해, 널려 있는 금자씨의 물방울무늬 원피스를 파는 겁니다. 케이크 만들기는 빠른 학습능력과 세심한 미각이 요구되며, 원피스 발견하기는 엄청난 체력이 요구되니 둘 다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친절한 금자씨> 과제가 완수되었다면, 다음은 <지구를 지켜라!>로 넘어갑니다. 첫 과제에서 번 돈으로 병구(신하균)가 강 사장(백윤식)에게 가했던 고문도구를 구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때밀이 수건이나 물파스야 쉽게 구할 수 있겠지만, 텔레파시 차단모자와 고문의자 등은 웬만해선 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여기까지도 해결했다면(대단한 도전자들입니다!), 이제 결정적인 과제가 남았습니다. 한국영화 흥행신화를 다시 쓴 문제의 그 영화! <괴물> 관련 미션입니다. 도전자들은 괴생물체가 은거지로 삼았던 한강 원효대교를 샅샅이 뒤져야 합니다. 썩는 냄새 진동하는 하수구는 물론, 아슬아슬한 철각까지도 모조리 말입니다. 그곳에는 <어메~ 이 징한 레이스> 제작팀이 숨겨놓은 남주(배두나)의 양궁 도구가 있을 겁니다. 그걸 가지고 원효대교 위에 서서 한강에 그로테스크하게 떠다니는 오리배를 맞추세요. 가장 먼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오리배를 맞춘 팀이 이번 레이스의 최후 승자가 되겠습니다.

도전결과: 레이스의 최후 승자는… 두둥~ 네! 왕의 남자들, 장생과 공길 커플이 차지했습니다. 한끝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하던 경쟁자들을 젖히고 마지막 활쏘기 과제에서 특유의 재주를 발휘했군요. 태극기 형제와 충청도 짝패는 체력이나 몸싸움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았지만, 광대들의 다양한 경험과 잔재주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최후 승자 <어메~ 이 징한 레이스>의 어메이징 상품

이제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기쁨을 나누는 장생과 공길. 최후 승자인 광대 커플에게는 상금으로 한가위 유흥비 19만9900원과 함께 최종 미션에서 사용된 오리배와 양궁 도구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뭐, 상품이 너무 알량하다고? 그래서 애초에 말했잖아. 100만달러 주는 <어메이징 레이스>가 아니라고. 그리고 니들, 대박 터져서 돈 많이 벌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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