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김주혁, 문근영
2006-10-27
글 : 장미
글 : 정재혁
사진 : 이혜정

사랑은 시간을 물들인다, 가을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애정에 굶주린 남녀를 보듬는 멜로물이다. 눈이 먼 류민(문근영)에게 줄리앙(김주혁)의 목소리가 와닿을 때 둘은 비슷한 상처를 지녔음을 직감한다. 빚에 허덕이던 줄리앙은 친오빠로 가장해 민에게 접근하지만 그의 연기는 의아하게도 류민의 마음을 녹인다. 사랑의 마법은 줄리앙 역시 물들이고 두 사람은 어느새 은근한 감정에 휩싸인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시선이 어긋나 생기는 어려움은 물론 원작인 일본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지명도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 게다가 두 배우, 나이차가 15살이다. 김주혁이 장진영, 엄정화, 김혜수, 전도연과 짝을 이룰 때 문근영은 국민여동생으로 칭송받았음을 떠올리면 낯선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어색하진 않았을까. 연기 호흡은 좋았을까. 많은 미디어에서 그들의 나이차를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치부할 때 불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어스름 속에서 포즈를 취한 두 배우는 그런 의구심이 앞선 걱정이었음을 증명했다. 서로를 비춘 거울 앞에서, 유년 시절이 우러날 목마 앞에서 작지만 또렷한 미소를 머금은 그들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다정한 연인에서 잔인한 호스트로, 국민여동생에서 성숙한 여자로 탈바꿈한 김주혁과 문근영을 만나 영화와 연기에 대한 속내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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