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인도영화 <카불 익스프레스>의 판매, 구입, 상영을 금지했다. 지난 1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는 <카불 익스프레스>는 발리우드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춤과 노래가 나오지 않는 영화. 2001년 11월을 배경으로 탈레반 정권을 취재하려고 모여든 5명의 다국적 기자들의 48시간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아프가니스탄의 소수 민족 '하자라' 족에 관한 묘사인데, 영화 속 대사와 장면, 배우들의 연기로 이 소수민족에게 모멸감을 주었다는 것이 이유다. 힌두어와 우르두어 방언으로 촬영된 영화 속 대사에 따르면, 하자라 족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위험한 종족"으로 "약탈을 일삼는"다. 또한 영화 속 한 캐릭터의 대사는 "그들(하자라 족)은 가진 것을 빼았고 네 옷을 벗길 것"이며 "못을 머리에 밖고, 차는 파키스탄에 팔아버린다"라고 했다고 프랑스 통신사 'AFP'가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문화부 장관의 보좌관 나지브 마날리는 "영화 속 몇 개 대사들이 아프가니스탄의 하자라 족에게 매우 적대적"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영화가 금지되었다고 밝혔다. 영화를 연출한 카지르 칸 감독은 이에 대해 사과를 표한 상태로 모욕적이고 불쾌감을 준 장면을 삭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카불의 불법복제영화판매자들은 이 영화의 복제판을 압수 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