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Aria
쓰보카와 다쿠시/일본/2006년/105분/인디비전
기억과 향수에 관한 영화 <아름다운 천연>으로 지난 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바 있던 쓰보카와 다쿠시의 신작. 아내를 잃고 홀로 살아가는 피아노 조율사 오타는 모든 일이 무기력하기만 하다. 그에게는 아내가 자신의 유해를 뿌려달라고 남겨 놓은 사진 한 장이 있지만 그곳이 어딘지는 모른다. 어느 날 오타는 떠돌이 인형사 쿠조 일행의 방문을 받게 된다. 아리아라는 인형으로 인형극을 하는 쿠조는 오타에게 자신과 비슷한 과거를 말해준다. 그에게도 아내가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늙은 인형사는 아내가 치던 피아노를 그리워 한다. 그런데 이 번에는 그 인형사가 세상을 뜬다. 오타는 얼떨결에 쿠조의 조수와 그리고 갑자기 쿠조의 딸이라며 나타난 카고와 함께 쿠조의 아내가 쓰던 피아노를 찾으로 나선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조용한 소동으로 전개될 것 같던 영화는 마을을 벗어나 길을 따라 간다. 그러면서 행복을 찾아 가는 로드무비가 된다. 그들이 가는 길목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겹다. 그리고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아름답다. 길 위에서 만난 이 사람들을 통해 <아리아>는 음악의 여행이자 향수의 여행이 된다. 주인공 오타는 그 여행을 통해서 점점 더 스스로를 치료할 정서적 힘을 얻게 된다. 오타는 과연 쿠조의 아내가 남긴 그 피아노를 찾아 낼 수 있을 것인가. 애수와 희극이 동시에 스며 있으며 아늑한 몽상의 분위기를 돋우는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