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감독 자신과 아르메니아의 현재 이야기 <아르메니아 여행>
2007-05-01
글 : 정김미은 (객원기자)

아르메니아 여행 Armenia
로베르 게디귀앙/프랑스, 아르메니아/2006년/125분/영화궁전

아르메니아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의사 아나. 그녀는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라 스스로가 프랑스인임을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아버지의 고향인 아르메니아에 대해서는 조금의 관심도 없다. 그녀는 아버지 바샴에게 심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버지는 수술을 거부한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아나는 아버지의 집에 남겨진 낡은 사진과 아르메니아 잡지만을 가지고 그를 찾기 위해 아르메니아로 떠난다. 처음 도착한 아르메니아는 그녀에게 거부감만을 줄 뿐이다. 어서 아버지를 찾아 프랑스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인 아나.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마음은 흔들린다. 아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알려주는 여러 모습의 아르메니아를 통해 그곳의 역사와 경제, 정치, 문화 등을 알아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생김새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환대해주는 아버지의 고향 아르메니아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아버지가 자신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려 했는지를 깨달아간다. 1997년 <마리우스와 자네트>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로베르 게디귀앙. 감독 역시 아르메니아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아르메니아 이민 2세로 감독 자신의 이야기와 아르메니아의 현재 모습을 섬세하며 담담한 화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게디귀앙 감독과 오랜 시간 같이 작업하며 이 영화로 2006 로마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리안 아스카리드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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