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7 여름, 한국 공포영화] <해부학교실> <므이>
2007-05-29
글 : 이다혜

시체는 시체를 낳는다 <해부학교실>

한마디로 해부학 수업을 듣던 학생들, 시체가 되다.

어떤 영화? 여섯명의 젊은 의대생들이 이제 막 해부학 실습을 받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실수로 시체실에 갇힌 한 학생이 시체로 발견되고 그렇게 그들은 하나 둘씩 살인의 희생자가 되고, 남은 이들을 불안이 잠식해가는 가운데 끔찍한 악몽 같은 현실을 맛보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이들의 집단적인 무의식 속에 각자의 감춰진 과거, 은밀한 갈등 관계가 밝혀지고, 주인공 선화와 의대 교수진까지 연루된 오래전 비극 역시 전모를 드러낸다.

주인공은 누구? 발랄한 선화(한지민)와 서글서글한 기범(오태경), 미워할 수 없는 속물 중석(온주완)과 심약한 경민(문원주), 섹시하고 도도한 지영(채윤서)과 모범생 은주(소이).

이래서 무섭다 <해부학교실>에 쓰이는 카데바(해부용 시체)들은 그 안에 뇌, 심장, 간, 폐 등 각종 장기가 똑같이 담겨 있어야 한다. 영화에서 개복장면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근육이나 핏줄도 당연히 만들어야 했다. 카데바 한구를 만드는 데만 두달씩 걸린다고 하는데, 그만큼 생생한 사체들이 영화에 등장한다는 뜻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괴담으로 구전되는 생물실의 공포를 시체 해부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업그레이드한 오싹함이 <해부학교실>의 장점.

전설이 아니야, 진실이야 <므이>

한마디로 100년 만에 깨어나는 비밀의 악몽.

어떤 영화? 새로운 소재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소설가 윤희는, 베트남에 있는 친구 서연한테서 ‘므이’의 전설을 듣게 된다. 서연이 계속 보내오는 초상화에 대한 자료들이 윤희의 마음을 뒤흔들고, 결국 윤희는 100여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초상화의 비밀을 찾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 서연의 초대에 응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항한다. 서연과 함께 ‘므이’의 비밀을 하나 둘씩 파헤칠수록 점점 주변의 상황은 이상하게 변하고 서연에게도 왠지 모를 사건들이 생긴다. <므이>는 베트남어로 숫자 10을 의미하고, 베트남에서 여자 이름으로 곧잘 사용되는 낱말이다.

주인공은 누구? <소름>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에 이어 세 번째 공포영화에 도전하는 조안이 소설가 윤희로 출연한다. 윤희의 친구 서연 역에는 차예련이 출연했다.

이래서 무섭다 후텁지근한 동남아시아의 공기처럼 끈끈하게 피부에 달라붙는 악령들을 그린 <알포인트>는 공포영화의 무대로서 동남아시아가 얼마나 효율적인 공간인지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므이>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공포물이라는 점에서 <알포인트>와는 또 다르다. 구체적인 모습은 다를지 몰라도 스산한 느낌을 주는 긴 머리 여인의 유령이라는 이미지는 국경을 넘어 공포를 안겨줄 예정. 화장실도 없는 베트남 현지 촬영지에서 건진 화면들은 축축하게 스멀거리는 두려움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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