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7 여름, 한국 공포영화] <기담> <두 사람이다>
2007-05-29
글 : 이다혜

옛날 옛적 경성의 한 병원에서 <기담>

한마디로 1942년, 사랑과 죽음이 뒤엉킨 경성 공포극.

어떤 영화? 1942년 경성. 당대 최고의 서양식 병원 안생병원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경성을 흉흉한 소문으로 물들인 연쇄살인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느 날 자살한 여고생 시체, 일가족이 몰살한 교통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10살 소녀가 실려오고 병원엔 음산한 불경 소리가 울려퍼진다. ‘구미호’ 짓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소름끼치는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들 역시 기이한 경험을 한다.

주인공은 누구? 동경 유학 중이던 엘리트 의사 부부 인영(김보경)과 동원(김태우), 얼굴도 모르는 병원 원장 딸과 정략결혼을 앞둔 여린 의대 실습생 정남(진구), 유년 시절 사고로 다리를 저는 천재 의사 수인(이동규)이 주요 등장인물들. 여기에 데이비드 맥기니스와 김응수도 가세했다.

이래서 무섭다 병원이라는 공간의 원초적 두려움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이니만큼 더없이 중요한 안생병원 세트. 이 영화에서 병원은 하얀 벽과 깨끗한 시트의 익숙한 이미지가 아니라 낡은 나무의 질감을 가진 일본식 서양가옥의 느낌을 지닌 공간이다. 모든 인물들이 모이는 안생병원은 1년여의 준비와 수많은 비주얼 시뮬레이션을 거쳐 서울영화종합촬영소가 생긴 이래 최대 규모인 1300여평의 규모의 세트로 완성되었다. 고급스러운 서양 옷부터 기모노, 한국 전통의상과 소품들이 혼재하는 시기의 경성에서 병원에 모여들게 되는 사람들, 시체들의 이야기는 인간들의 관계가 빚는 현실적인 파국의 두려움을 이끌어낸다.

아무도 믿지 마세요 <두 사람이다>

한마디로 귀신이 무서워? 사람이 더 무서워!

어떤 영화? 조선시대 우의정을 지낸 선조가 뒷산의 승천하려는 이무기를 죽여 피를 마신 뒤, 이무기의 한이 저주가 되어 자손대대로 한 세대에 1명의 희생자가 나온다. 그리고 희생자 주위에는 두 사람의 가해자가 있다. 남자친구, 친구, 가족… 주위를 둘러봐도 믿을 수 없는 사람도, 그렇다고 믿을 수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 상황. 자신에게 내린 저주에 맞서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하는 가인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주인공은 누구? 윤진서가 집안의 저주를 받은 가인 역으로, 그녀의 남자친구 현중 역에는 이기우가 캐스팅되었다. 가인의 고등학교 동창생이자 항상 그녀를 주시하는 섬뜩하고 미스터리한 인물인 석민 역은 박기웅이 맡았다.

이래서 무섭다 강경옥의 동명 원작 만화를 영화화하는 <두 사람이다>는 인간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를 그려 보인 수작이다. 자신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 중 누군가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설정은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이 고립된 인간의 공포를 잘 드러내 보여준다. 여자주인공 가인이 그저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저주와 맞서기 위해 노력하는 점도 특이하다. 남자친구, 전학온 음침한 동급생, 그리고 가족… 주변을 둘러볼수록 갇힌 공포에 떨게 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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