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일 전세계에서 개봉하는 영화 <간디 나의 아버지>는 기존의 간디 영화와는 다르다. <뉴욕타임스>가 인도에서 탄생한 최고의 영어 희곡이라 극찬했던 페로즈 압바스 칸의 <마하트마 vs 간디>를 기반으로 한 이번 영화는 간디와 그의 맏아들 하릴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면서, 나라의 영혼을 구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알코올중독으로 죽어간 아들의 영혼은 구하지 못한 간디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작자는 인도의 유명 배우인 아닐 카푸르로, 런던의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에로스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해외시장을 겨냥해 영어와 힌디어 두 가지 버전으로 촬영했다. 연극적인 요소와 발리우드 요소를 적절히 살리기 위해 연극배우 출신의 다르샨 자리알라가 간디 역을 맡고 발리우드의 인기배우 악셰이 칸나가 하릴랄 역을 맡은 것도 독특하다. 그외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간디의 부인 역에 셰팔리 샤, 남편을 존중하면서도 시아버지의 행동원칙을 따르는 하릴랄의 부인 역에는 부미카 차울라가 캐스팅되었다.
<간디 나의 아버지>는 개봉 전부터 많은 논쟁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족주의가 여전히 막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마하트마 간디가 성인의 수준으로 모셔지고 있는 인도에서 간디의 알려지지 않았던 일상을 들춰내는 일은 자칫 간디주의 주창자들과의 마찰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 영화가 그동안 쉽게 다룰 수 없었던 소재를 스크린을 통해 공론화하면서 인도영화의 새로운 모범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간디는 살아생전 자신이 직접 운영하던 저널 <하리잔>과 인도영화제작협회가 영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서에 ‘영화는 죄받을 과학기술이다’라고 밝혔을 정도로 영화라는 매체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런 그가 동시대의 인도 역사물이나 전기물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인물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영화 <간디 나의 아버지>의 성공여부는 인도사회에서 영화라는 매체가 또 하나의 논쟁의 장으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