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다부일처는 안 되나요?
2008-04-29
글 : 이영진
사진 : 오계옥
정윤수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 촬영현장

전처도 아니고, 불륜도 아니다. ‘아내’가 ‘결혼’했다. 정윤수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남편 둘을 거느린 호사스런(?) 여자 이야기다. 남편들은 원톱을 차지하겠다고 아옹다옹이나, 정작 감독 지휘봉을 든 아내는 투톱 시스템에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아니, 스리톱도 가능하다고 한술 더 뜬다. 결혼만 하면 인아(손예진)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첫 번째 남편 덕훈(김주혁). “사랑은 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배로 불어나는 것”이라는 아내의 자유연애론 앞에서 쓰러지고, “그런 인아를 이해할 수 있다”며 세컨드를 자청한 재경(주상욱)의 갑작스런 등장에 코피 흘린다. 벚꽃 날리는 로맨틱한 풍경은 그러니까 분방한 인아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 결혼 전 덕훈의 환상이기도 하다.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인 박현욱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 정윤수 감독(<예스터데이>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은 “어느 한편을 동정하거나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유쾌하게 웃다가 이런 사랑도 있구나 하고 느낀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연애의 진화인가, 사랑의 반칙인가. “5월 중순 촬영을 모두 끝낼” 흥미진진한 게임 <아내가 결혼했다>는 9월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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