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포트라이트> 촬영이랑 겹쳐서 힘들겠다.
=전에 <클래식>이랑 <대망>이랑 조금 맞물린 것 말고는 같이 한 적이 없어서. 다행히 영화가 거의 끝날 무렵이라 견딜 만하다. 밤샘 촬영 해도 잠 푹 자면 괜찮았는데 이젠 피로가 쌓인다. 흑염소랑 홍삼이랑 달인 보약 먹고 있다.
-김주혁과는 전부터 친했나. 두 배우가 장난이 많아서 스탭들이 불만이라던데. 제발 리허설 좀 진지하게 해달라고.
=NG를 많이 내는 건 아니다. 김주혁 선배님이랑 연인으로, 부부로 스킨십이 많이 나온다. 맞대는 시간이 많고 또 길다. 서로 어색하게 대하면 리얼하게 보이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애쓰다 보니까 저절로 그런 편한 관계가 되더라. 1분만 제발 진지해달라던 감독님이지만 요즘엔 본인이 한술 더 떠 장난치신다.
-두 남편을 거느린 아내라.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인아 역을 맡으면서 좀 통쾌하겠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가부장적 사회니까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제도나 관습을 뒤집는 이야기니까. 물론 남자쪽에서 보면 인아에게 공감을 못할 거다.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면 헤어져도 할 수 없다는 게 원작 속 인아라면 영화 속 인아는 덕훈과도 헤어지고 싶지 않고 동시에 재경과도 사랑한다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팬 중 한명이 영국에서 실제 두 남편을 둔 아내가 있다면서 관련 자료를 번역해준 게 있는데, 거기 보니까 두 남자가 나를 기다린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라. 저 남자의 부모도 알고, 이쪽 남자의 부모도 알게 되고.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뿐 자신은 더 큰 가족을 갖게 돼서 기쁘다면서.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럽기도 하다.
-축구 좋아하나. 원작과 달리 축구 이야기를 많이 걷어냈다고 하지만, 극중 인아는 축구 지식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데.
=윤정환 선수 좋아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이탈리아전을 빼놓고는 모두 현장에서 봤고. 딱, 그 정도다. 인아처럼 해외 클럽들에 대해서까지 꿰고 있는 정도는 아니고.
-덕훈과 인아, 그리고 재경의 얽힌 관계는 영화에선 어떻게 풀리나.
=내 입으로 말할 순 없고. 다만 극중 인아의 대사처럼 사랑을 하면 두배가 된다는 말의 뉘앙스를 알 것 같다. 두 집 살림을 하는 여자를 온전히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