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Winnipeg│2007│가이 매딘│79분│캐나다│오전 11시│메가박스 10
시간과 뗄 수 없는 공간은 그 자체로 거대한 내러티브를 완성한다. “위니펙. 위니펙.” 영화 속에서 워낙 감미롭게 불리는지라 누군가의 이름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캐나다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이곳 위니펙은 캐나다 출신 실험영화 감독 가이 매딘의 고향이자 그가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가는 터전이다. 마니토바 주의 수도이며, 감독이 직접 쓰고 읽은 내레이션에 따르면 “몽유병이 전세계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곳”이기도 하다. 믿거나 말거나. 리듬감있는 내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료화면과 연출된 픽션이 끊임없이 교차되며 위니펙의 기원과 역사, 그 안에서 영향을 주고받은 감독 자신의 과거가 한데 엮이는 이른바 ‘다큐 판타지 실험영화’다. 자장가처럼 낮은, 그러나 끊김없는 기차소리가 영화 내내 지속되는 가운데 관객들은 “언제나 겨울이고, 언제나 잠에 빠져 있는” 도시, ‘나의 위니펙’의 무의식을 탐험하게 된다. 영어의 리듬감을 한껏 살린 내레이션을 따라 영상의 상상작용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화면들은 내러티브가 없이도 무빙 이미지 그 자체가 훌륭한 텍스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의 전반부가 당혹스럽고 낯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 것. 자신의 고향에서 가족으로 감독의 관심사가 넘어오면 한결 발랄하고 흥미로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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