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a Collapsed Out Of Shame│2007│하나 마흐말바프│81분│이란│오전 11시│프리머스 4
집에서 동생을 돌보는 여섯 살 소녀 박타이는 학교에 다니는 옆집의 압바스가 부럽다. 그녀는 시장에서 달걀을 팔아 공책을 마련하지만, 학교 가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압바스와 함께 찾아간 학교에서는 남자만 받는다며 그녀를 내쫓고, 우연히 들어선 골목에서는 전쟁놀이 하는 아이들에게 포로로 붙잡힌다. 우여곡절 끝에 여학교에 도착한 뒤에도 박타이는 편안히 공부할 수 없다. <학교 가는 길>은 한 소녀의 짧은 여정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순수한 아이들은 어른들의 잔혹한 세계를 가감없이 받아들인다. 탈레반 흉내를 내며 포로를 매장하기 위해 돌을 치켜드는 소년, ‘신의 이름으로’ 용서해달라며 눈물 흘리는 소녀의 모습은 아프가니스탄이 직면한 전쟁과 폭력의 문제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 영화의 원제는 <불상은 수치심에 붕괴되었다>이다. 탈레반이 폭파한 마을의 불상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무너뜨렸다. 그 수치심을 잊지 말자고, 영화는 말한다.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소녀의 모습은 작은 희망이다.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막내딸 하나 마흐말바프 감독은 장편 데뷔작임에도 핸드헬드 카메라와 비전문배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영리하게 표현해냈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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