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맨 몸과 기술로 승부하는 정직한 액션영화 <검은 띠>
2008-07-20
글 : 장영엽 (편집장)

<검은 띠> Black Belt
감독 나가사키 슌이치 열혈남아:아시아의 액션영화 상영작

와이어도, 스턴트도, 과장된 음향 효과도 없다. <검은 띠>는 오직 맨 몸과 기술로 승부하는 정직한 액션영화다. 이 영화에선 심지어 ’싸움을 위한 싸움’도 경계하는데, 그건 일본의 예의바른 전통무술 가라테, 그 중에서도 방어를 최선으로 여기는 가라테가 사건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가라테의 고수 히데타카는 죽으면서 세 명의 제자들에게 두 가지를 남긴다. "공격을 위해 무술을 사용하지 말라"는 유언과 가장 힘센 자만이 가질 수 있다는 검은 띠. 스승의 뜻에 충실한 기류와 공격적인 무술로 절대 강자가 되고자 하는 타이칸은 히데타카의 죽음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영화는 또다른 제자 초에이의 눈으로 이들의 행보를 쫓는다. 1시간35분 동안 두 명의 고수가 선보이는 가라테의 기술은 다채롭다. 특히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기류의 절제된 가라테와 타이칸의 화려한 가라테가 충돌하는 마지막 20분은 영화의 백미다. 이 순간 흑백으로 전환되는 화면은 시공간을 초월한 전통무술에 경의를 표하는 감독의 의도적 설정으로 보인다. 기류와 타이칸 역을 맡은 야기 아키히토와 나카 타츠야는 실제로 일본의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고위급 유단자.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의 연기는 꽤 자연스러운데, 그건 시덥잖은 러브 라인 같은 불필요한 설정을 제외하고 배우들이 온전히 액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 감독의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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