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규칙> Rule Number One
켈빈 통/홍콩, 싱가포르/ 2008년/93분/부천 초이스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한 제1 원칙. 유령을 믿지 마라. 신참 형사 리는 선배에게 항상 꾸중을 듣는다. 경찰엔 하루 185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중 180통은 살인, 강간, 납치, 강도 등의 신고 전화 그리고 나머지 5통은 “내 집에 이상한 게 있다”로 시작하는 무의미한 전화들이라고. 한번의 사고로 경무과로 좌천당한 리는 같이 일하게 된 베테랑 선배에게서도 자꾸만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를 무시하라고 주의를 듣는다. 하지만 수영장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학교, 병원으로 계속 이어지고 리는 이 사건이 자신의 과거 사고와 어딘가 관련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현실의 외벽을 조금씩 갉고 들어오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영화는 리가 사는 현실이 사실 허울뿐인 규칙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것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형사 버디물을 취하지만 동양 호러의 혼을 좀비영화의 틀로 재구성한 이 영화는 스릴러 액션물의 긴장과 좀비영화의 음침한 파괴감 동양 호러의 애잔함까지 뒤섞어 전한다. 그 혼용이 100% 성공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제1규칙>은 동일한 패턴의 비명과 놀람이 반복되는 호러영화 속에서 새로운 방식의 공포를 탐색한 인상적인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