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파파티카> Opapatika
사나콘 퐁수완/ 타이/ 2007/ 110분/ 부천 초이스
공포는 타이영화의 중요한 테마지만, 그동안 좀비가 등장하는 타이 공포영화는 드물었다. <오파파티카>는 5명의 좀비들이 인간 사냥꾼에 맞서 화끈한 전투를 선보이는 보기 드문 액션 호러물이다. 다섯 전사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뒤 ‘오파파티카’란 가공의 힘을 지닌 채 다시 태어난다. 이들은 어떠한 공격에도 굴하지 않는 불멸의 존재이며, 밤이 되면 그 힘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직관력, 피부 재생력 등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좀비들이 온갖 장비로 무장한 인간을 처치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관건이다. <오파파티카>에는 피가 낭자하고, 신체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훼손되며 전쟁으로 말미암은 파편이 사방에 흩날리는 혼돈의 미학이 존재한다. 하지만 혼돈 속에도 타이 특유의 ‘업보’ 정서가 어렴풋이 남아 있다. 100% 짓궂은 좀비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생각보다 착한 좀비의 모습에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두 시간 동안 하드코어로 몰아치는 액션의 강도는 만족스러우며, 살아 있는 시체를 묘사하기 위한 CG의 표현방식도 자연스럽다. 영화 전체의 완성도보다 장르영화의 습성에 초점을 맞추면 충분히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