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걸작”(<뉴욕 매거진>), “기계가 아닌 이상 당신의 심장은 녹아버릴 것이다”(<뉴스위크>), “진실한 환경주의 우화인 동시에 우리를 무장해제하는 달콤하고 간결한 러브스토리이며, 그 정서적인 순수함에 있어서 채플린적(Chaplinesque)인 작품”(<뉴욕타임스>), “대담한 동시에 정통적이고, 혁신적인 동시에 친숙하며, 종말론적인 동시에 감성적인, 다른 영화였다면 파괴되어버렸을 모순들을 하나로 끌어안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작품”(<LA타임스>). 이보다 더 꿈결같은 찬사를 맛본 애니메이션이 있었을까. <라따뚜이>를 향한 평단의 지지가 달콤한 연가였다면, 이것은 가히 열광적인 찬송가다. 로튼토마토닷컴 신선도 96%, <메타 크리틱>의 평균 리뷰 점수 94점. 까탈스런 평론가들에게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든 주인공은 바로 지구 폐기물 분리수거 기계(Waste Allocation Load Lifter Earth-Class)이자, 자기 이름을 발음하는 것 이상의 단어 구사능력이 거의 없는 로봇, 월·E다. “벙어리 로봇을 주인공으로 한 무성영화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에 픽사 역사상 최대의 제작비인 1억8천만달러가 투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실 업계의 반응은 탄성보다는 탄식에 가까웠다. “픽사의 위험한 도박”, “1억8천만달러짜리 아방가르드영화”라는 악천후성 헤드라인은 그러나, 작고 꾀죄죄한 청소부 로봇이 그 정체를 드러내자마자 호들갑스런 환호성 뒤로 종적을 감춰버렸다. 재앙이 예고됐던 도박에서 “걸작”의 찬사를 거머쥔 혁신적인 작품으로. 픽사의 9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월·E>는 과연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냅킨 뒤편에 끼적였던 메모 한장이 전세계 관객을 매혹하기까지의 길고도 집요한, 치열하고 창조적인 탄생의 여정을 5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봤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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