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황량한 라스베가스를 그려내다
2008-10-09
글 : 김성훈
<라스베가스의 꿈>의 아미르 나데리 감독

눈부신 밤세계로 대변되는 라스베가스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라스베가스의 꿈>에는 없다. 그저 황량한 풍경과 어디선가 불어오는 모래바람만 있을 뿐. 집 앞 마당에 거액의 현금이 묻어있다는 어떤 남자의 말을 듣고 남편 에디가 땅을 파면서 이야기가 벌어지는 영화는 이란에서 활동하다 미국으로 이민 간 아미르 나데리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어릴 때 미국, 유럽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란에서의 생활도 나쁘지 않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언어, 문화를 겪고 싶었다”며 미국이민의 이유를 밝혔다. 18년 동안 뉴욕에서 산 그는 사진작업 때문에 라스베가스에 갔다가 “이곳이야말로 진짜 삶이 있구나”라고 느끼고, 이를 소재로 바로 영화제작에 들어갔다. 영화는 이야기가 간결하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진지한 이야기인 만큼 대중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쉽게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는 극 안에서 드라마적 요소들을 줄여야 한다.” 또한, 이야기가 흐르면서 영화 속 인물들의 시점은 계속 변하지만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욕망에 무너지는 인간성을 뜻하는 에디 가족의 ‘집’, 또 다른 하나는 주인공 가족만큼이나 중요한 ‘라스베가스의 황량한 풍경’이다. 감독은 “인간성이 무너지는 과정이 라스베가스의 황폐한 풍경과 만나는 순간 영화의 정서와 메시지는 극대화된다”고 한다.

사진 최낙운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