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사이트의 네티즌이 꼽은 2008년 최고의 한국영화와 배우도 알아봤다. <씨네21>은 2007년 12월1일부터 2008년 11월30일에 개봉된 한국영화와 출연배우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의 설문을 받았다. 다음은 12월5일부터 17일 오전 11시까지의 설문을 집계한 결과다.
<추격자> 이런 영화를 원했어
아무도 그를 따라잡진 못했다. <씨네21> 사이트에 접속한 독자의 선택은 <추격자>다. 총투표수 10686표 가운데 <추격자>에만 2315표가 몰렸다. 2위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1353표)과 3위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1324표)과 비교할 때도 1천표가량 높은 수치다. 4위는 저예산영화의 힘을 보여준 <영화는 영화다>로 총 617표를 얻었으며 <미쓰 홍당무>(461표)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406표), <멋진 하루>(342표)가 차례로 5, 6, 7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강철중: 공공의 적1-1>(8위), <아내가 결혼했다>(9위), <님은 먼곳에>(10위)가 2008년 최고의 한국영화 10위 안에 들었다. 20위까지의 순위를 보면 작은 영화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늦깎이 개봉작이지만 호평을 받은 <사과>가 14위를 차지했고, 김기덕 감독의 <비몽>이 15위, <씨네21> 필진들이 선정한 올해의 한국영화인 <밤과낮>이 16위를 기록했으며 다큐멘터리 <우린 액션배우다>가 19위에 제목을 올렸다.
<가루지기> 힘만 세면 다야?
한국영화 사상 가장 센 놈의 굴욕이다. 변강쇠를 소재로 한 <가루지기>가 2008년 최악의 한국영화로 꼽혔다. 총투표수 7440표 가운데 957표가 <가루지기>의 기를 죽였다. 2위는 <가루지기>와 100표 미만의 차이를 보인 <날나리 종부전>(820표)이다. 이어 <사랑과 전쟁: 열두 번째 남자> <맨데이트: 신이 주신 임무> <숙명> 등이 4위부터 6위를 차례로 차지했다. 이 밖에도 <쉿! 그녀에겐 비밀이에요>(8위), <용의주도 미스신>(9위), <아기와 나>(12위), <대한이, 민국씨>(13위) 등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작품들이 최악의 한국영화로 선택을 받았다. 한편, 흥행에 성공했는데도 20위 안에 들어온 영화들도 눈에 띈다. 최고의 한국영화 9위에 꼽힌 <아내가 결혼했다>가 16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여름 의외의 흥행작이었던 <고死: 피의 중간고사>가 14위에 등정했다.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힌 <추격자>는 28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22위다.
김윤석_ 카리스마에 두손
쫓기는 놈이냐, 쫓는 놈이냐. 네티즌은 2008년 최고의 남자배우로 <추격자>의 하정우와 김윤석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결과는 쫓는 놈 김윤석이다. 2위인 하정우(1054표)와는 약 300표 차이인 1388표를 득표했다. 최고의 한국영화에 이어 최고의 남자배우까지 <추격자>가 휩쓴 걸 보면, <추격자>를 향한 네티즌의 지지는 매우 압도적인 듯 보인다. 하지만 하정우는 <멋진 하루>로 8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부정할 수 없는 올해의 남자배우인 셈이다. 3위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송강호가 차지했다. 이병헌과 정우성 등 <놈놈놈>의 다른 주연배우들도 각각 7위와 12위에 올랐다. <영화는 영화다>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소지섭과 주지훈이 각각 4, 5위를,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임원희가 9위를 기록했다. 지난 12월15일 입대한 <고고70>의 조승우는 10위를 차지했다.
공효진_ 캐릭터에 반했어
독하긴 독한 여자였나보다. 네티즌도 <미쓰 홍당무>의 공효진을 최고의 여자배우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실 2위부터 10위까지의 배우들이 모두 독한 캐릭터를 통해 사랑받은 인물들이다. 2위인 수애는 <님은 먼곳에>에서 기어이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간 써니를 연기했고, 3위를 차지한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 역시 기어이 남편을 ‘하나 더’ 가졌다. 과거의 연인에게 채권추심원이 된 <멋진 하루>의 전도연(5위)과 남자 하나 믿고 고생길을 마다않는 <고고70>의 신민아(6위)도 마찬가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문소리(4위)와 김지영(7위)의 독기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10위권 밑으로는 신인배우의 활약이 눈에 띈다. <미쓰 홍당무>의 서우와 황우슬혜가 각각 12위와 20위를 차지했으며, <영화는 영화다>의 홍수현(26위)과 <고死: 피의 중간고사>의 남규리(31위), <밤과낮>의 박은혜(32위)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다큐멘터리 <동백아가씨>의 이행심 할머니도 13표를 얻어 50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