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답게 근사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에 차는 건 아니다. 칸영화제에 모인 외신들의 평가다. 제62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마더>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5월16일 오후 2시 칸의 드뷔시 극장에서 최초 기자시사를 가졌다. 비교적 호의적인 리뷰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많은 언론은 특히 봉준호가 보여주는 비주얼리스트로서의 감각에 주목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봉준호는 TV스타 김혜자의 압도적인 연기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오페라 같은 멜로드라마를 통해 페드로 알모도바르 스타일로 방향을 돌렸다. 기품있는 구성과 무드가 넘치는 촬영으로 가득하다”고 썼고, 프랑스 잡지 <레 인록>은 “봉준호는 범죄영화, 그로테스크한 코미디, 멜로드라마간의 감미로운 혼합을 다시 보여주는 <마더>를 통해 우리가 그에 대해 가지고 있던 호의를 확인시켜주었다”고 평했다. <리베라시옹>은 “카메라 스틸, 연기, 서사. 이 모든 것이 견고한 매혹에 기여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내며 “첫 장면에서 마지막 장면으로 이끄는 호흡의 길이와 충만함에 있어서 훌륭하게 촬영되었다. 스코시즈적 활력으로 가득 찬, 매우 단순하지만 이전에는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디테일도 그러하다”고 했다.
많은 언론이 <마더>를 봉준호의 전작 <살인의 추억> <괴물>과 비교해 평가하는 것도 특징적이다. <메트로>는 “봉준호가 좋아하는 블랙유머와 한국사회 비판을 재발견할 수 있지만 지난 영화들이 이보다는 더 야심적이었다”고 지적했고 <에벤느>는 “영원회귀 형태의 아이러니하면서도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과 서스펜스를 능숙하게 유지한다. 필름 누아르 장르에 또 하나의 성공작을 추가했다”고 호평하면서도 “<살인의 추억>보다는 덜 인상적인 작품이다”라고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작은 시골 마을이라는 배경과 성범죄라는 이야기가 <살인의 추억>을 되새긴다”며 “그러나 <마더>는 배경이 되는 커뮤니티의 심리적 경향을 포획하거나 사회적 시스템을 비판하는 데는 덜 신경을 쓴다. 대신 봉준호는 엄마 캐릭터의 개인적 영광과 불행에 더욱 도취되어 있다. <괴물>보다 덜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마더>는 몇몇 일반 관객을 고립시킬 것이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호의를 보낼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버라이어티>는 <마더>가 봉준호의 이전작들보다 덜 상업적이어서 “<괴물>보다 마켓에서 팔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칸 경쟁부문에서 정당하지 않게 거절당했다”며 예술적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일부 혹평도 존재한다. 몇몇 언론들은 <마더>가 스릴러로서의 짜임새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토털 필름>은 “<살인의 추억>이 느긋한 속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미있고 종종 서스펜스가 넘쳤다면, <마더>는 관객의 주의를 끄는 힘은 빈약하고 마지막 반전은 교묘한 속임수”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