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1]
2001-11-30
글 : 김혜리
<화산고>에서 <해리포터...>까지, 겨울이 반가운 영화 74편 미리보기

영화야, 찬 바람을 부탁해!

혼곤히 잠든 거인의 꿈처럼 길고 황량한 계절 겨울. 그 거대한 꿈 안에서 다시 꿈꾸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극장이라는 동굴이 있고 영화가 있다.

12월7일부터 2002년 2월 말까지 극장으로 나설 채비를 차리고 있는 영화는 한국영화 16편을 포함해 줄잡아 70편을 웃돈다. 외화 가운데 크리스마스와 새해의 축제 분위기를 북돋우며 흥행을 주도할 ‘빅3’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세편. 20세기 판타지문학의 양대 베스트셀러를 최신 특수효과 기술에 힘입어 스크린에 옮겨놓은 <반지의 제왕>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3주 간격으로 주술의 효험을 겨루고,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가 행복해지고픈 크리스마스 주간 관객을 유혹한다. 자기 영역을 굳힌 중견감독의 현재를 알려줄 신작도 즐비하다. 마이클 만의 <알리>,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일레븐>, 리들리 스콧의 <블랙 호크 다운>, 패럴리 형제의 <쉘로우 할> 등이 겨울이 가기 전에 봉인을 뗀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연출한 <오픈 유어 아이즈>의 미국판 리메이크인 톰 크루즈-페넬로페 크루즈의 <바닐라 스카이>와 아메나바르의 신작 심리공포물 <디 아더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봉해 흥미를 돋우며 <칸다하르> <마르티나> <마야> <피아니스트> <휴먼 네이처>는 올해 부산영화제를 놓친 관객을 위로할 개봉작들이다.

<친구> 이후 숨죽일 줄 모르는 한국영화의 흥행 강세를 이어갈 작품은 특수효과와 액션을 내세운 대작들. 청춘물과 무협, 코미디와 판타지를 교배해 관객취향의 첨단을 시험하는 12월 개봉작 <화산고>(순제작비 48억원), 불모의 SF장르에 출사표를 던진 2월 개봉작 (63억원)와 <예스터데이>(50억원 이상)가 그들이다. 따뜻한 눈물로 관객을 공략했던 지난해 겨울의 멜로드라마 강세와 대조되는 변화다. 이 밖에도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3년 만에 카메라 뒤에 선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원더키드 류승완 감독의 첫 번째 충무로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반칙왕>의 프로듀서 이미연 감독의 입봉작 <버스, 정류장>, <미술관 옆 동물원>의 팬들이 반갑게 맞을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 김기덕 영화의 원형질을 드러내는 신작 <나쁜 남자> 등이 그간 일으켰던 크고 작은 화제의 실체를 확인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