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금주의 개봉영화] 추석영화 공방전 시작 <내 사랑 내 곁에> 외 7편
2009-09-23
글 : 이화정

벌써 추석영화의 공방전이 시작됐다. 김명민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은 <내 사랑 내 곁에>와 명성황후와 호위무사의 불꽃 같은 사랑을 그린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애자>의 눈물로 달구어진 극장가를 잠식한다. 한국사회를 재밌게 비튼 두편의 영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교육, 직장 내 차별, 기러기 아빠, 황혼이혼 문제 등 한국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유쾌하게 그린 <날아라 펭귄>에선 임순례 감독의 코믹 터치를, 그리고 가족, 불륜이라는 밋밋한 주제를 SF적인 상상력으로 버무린 <지구에서 사는 법>은 안슬기 감독의 재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주 화제작은 단연 뮤지컬 명성을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화 <페임>이다. 탭, 재즈, 힙합, 발레, 아프리칸 댄스까지 숨차게 오가는 댄스 체험이 펼쳐진다. 야구 열풍이 스크린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만년 ‘꼴(찌롯)데’의 수모를 벗지 못하던 롯데를 둘러싼 스포츠 다큐멘터리 <날아라 갈매기>를 통해 야구팬으로서 경기장의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도 재밌겠다. 올 제천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이자, 제2의 <원스>를 꿈꾸는 <원위크>가 초가을과 어우러진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의 상영까지 보니 말 그대로 풍성한 영화산책이다.

이주의 대사

“좋아질 리가 있겠어요? 지구가?”
-<지구에서 사는 법>에서 정부요원 한 실장(선우)

대화가 부족한 부부, 그 사이에 생긴 균열. 얼핏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같지만 안슬기 감독은 이 소재에 제법 발칙한 상상을 첨가한다. 결혼 초의 따뜻한 미소도, 한마디의 소통도 없는 권태기 부부. 그들에게 지구는 아름다운 별이 아닌, 버텨내야 할 최악의 장소에 불과하다. 외계인과 지구인 모두 지구에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영화는 깜찍하게도 이 모든 권태기의 부부들을 향해 끈질기게 버틸 것을, 살아갈 것을 권고한다. 비록, 지구는 좋아질 리 없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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