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인도에서도 불법다운로드가 고민
2009-10-11
글 : 김성훈
인도영화 제작자 야쉬 초프라

인도 발리우드 영화를 좀 봤다 싶은 관객들에게 친숙한 이름, 야쉬 초프라. 제작사 ‘야쉬라지 필름’을 설립해 총40여 편을 제작한, 인도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다. 쉽게 말해서, 당대 최고의 배우인 아흐마드 밧찬, 샤룩 칸, 닐 무케쉬, 존 아브라함 등이 출연한 영화의 상당수를 그가 연출·제작했다고 보면 된다. 그 공로로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에게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 상’을 수여했다.

거장에게도 올챙이 시절은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스타가 나와 화려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발리우드 영화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는 말이다. “조감독이었던 형의 현장에서 영화를 시작”한 그는 1962년에 <먼지의 꽃>(Blossom of Dust)이란 작품으로 데뷔했다. 처음에는 단순하고 가족적인 이야기로 출발한 그는 액션, 사극 등 모든 장르를 시도하면서 이런 고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인도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노릴 수 있을까.” 이를 야쉬 초프라 감독은 ‘사랑’에서 찾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만의 사람들이 ‘사랑해’라고 고백하고 있다”는 그는 “사랑이야말로 영속성을 지닌 가치”라고 강조했다. <카비카비>(1976) <사랑의 순간>(1991) <비르와 자라>(2004)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사랑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훗날 자신의 세계관이 될 ‘사랑’은 춤과 노래에 의해 포장되었다. 비주얼이 강한 할리우드영화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춤과 노래야말로 인도배우들의 힘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다.” 덕분에 발리우드 영화는 지금의 위용을 갖추고, 인도는 할리우드영화가 힘을 못 쓰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성장했다.

현재 인도상공회의소의 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인도영화산업에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불법다운로드”고, 또 다른 하나는 “영화가 유일한 엔터테인먼트였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영화가 아니더라도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야쉬 초프라 감독은 긍정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영화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게 돼있다.”

사진 박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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