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리포트]
2000년대와 함께 사라지다 [2]
2009-12-30
글 : 문석

2010년 개봉작 줄줄이 남았는데…
브리타니 머피 Brittany Murphy 1977. 11 ~ 2009. 12

배우 브리타니 머피가 32살의 아까운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났다. 12월20일 집 안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머피는 시나리오작가인 남편 사이먼 먼잭의 호출로 찾아온 응급요원의 비상조치에도 정신을 되찾지 못했다. 현재까지 사인은 자연적인 심장마비로 알려진 상태. 부검 결과는 수주 뒤에나 나올 예정이다.

14살 때 TV시리즈 <드렉슬의 교실>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활동범위를 넓혀오던 그녀는 1995년 <클루리스>에 출연하면서 스타로 떠오른다. 영화에서 알리샤 실버스톤의 장난감 노릇을 하다 일약 백조로 날아오른 것처럼 머피는 이후 할리우드의 기대주가 됐다. <처음 만난 자유>(1999), <돈 세이 워드>(2001), <8마일>(2002),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2003), <업타운 걸스>(2003), <씬시티>(2005) 등이 대표작. 불행히도 최근 들어 머피는 슬럼프에 빠진 듯 보였다. 하지만 실베스터 스탤론이 연출한 <익스펜더블스>를 비롯해 <섬싱 위키드> <어밴던드> 등 2010년 개봉예정작을 남겨놓은 상황이라 안타까움은 더한다.

큰 키 극복한 오스카의 여인
제니퍼 존스 Jeniffer Jones 1919. 3 ~ 2009. 12

영화 <모정>과 주제곡 <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을 자동적으로 연상시켜온 배우 제니퍼 존스가 12월17일 자택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90살. 1930년대 초반 할리우드에 갔던 존스는 당대 여성으로서 유난히 큰 키(170cm) 때문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녀의 잠재력을 알아본 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을 제작한 데이비드 O. 셀즈닉. 셀즈닉은 그녀와 7년 전속계약을 맺었고, 필리스 리 아이슬리라는 본명 대신 제니퍼 존스라는 이름을 지어줬으며, 그녀와 결혼까지 했다. 대표작인 <베르나데트의 노래>(1943)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러브 레터>(1945), <백주의 결투>(1946), <모정>(1955) 등이 전성기의 영화다. <타워링>(1974)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스타워즈> <에이리언>, SF계의 대부
댄 오배넌 Dan O’Bannon 1946. 9 ~ 2009. 12

12월17일 63살로 타계한 댄 오배넌은 SF영화 팬들에게는 전설적 존재였다. USC 재학 시절 존 카펜터와 함께 만든 <다크 스타>(1974)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SF, 호러영화계에 빛나는 족적을 남겼다. 1975년에는 친구인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가 연출하는 <듄>의 시각효과를 책임졌으나 제작이 중단되는 바람에 알거지 신세가 되기도 했다. 1977년 <스타워즈>의 시각효과를 맡으며 부활한 그는 1979년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시나리오를 썼고 1985년에는 호러영화 <바탈리언>(The Return of the Living Dead)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에이리언> 시리즈에 계속 참여했으며 <토탈 리콜>(1990)과 <스크리머스>(1992), <에이리언 vs. 프레데터>(2004) 등의 시나리오를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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