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영화야, 새로운 이야기를 찾니?
2010-05-20
글 : 이영진

제12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 발표…
가작 <당신은 누구십니까> <A군을 찾아라>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10회는 꼭 채우자고 형(한선규)과 약속했는데 벌써 12회가 됐다.” 4월28일 12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한석규의 말이다. 500편이 넘는 시나리오가 몰려든 올해 공모전은 이영아씨의 <A군을 찾아라>와 김선희씨의 <당신은 누구십니까>를 가작으로 선정했다. 배우 한석규가 주최하고 KM컬쳐와 힘픽쳐스가 주관하며 <씨네21>이 후원하는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시나리오작가들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서 자리매김해왔다. 최종 결선에 오른 작품은 위 2작품 외에 <크리스마스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기적들>(박정규), <내가 살아있다>(서유민), <러브 파이터>(백은진) 등 모두 5편이었다. 올해 심사는 한석규씨와 한선규 힘픽쳐스 대표를 비롯해 박무승 KM컬쳐 대표, 김용화 감독, 안권태 감독, 송준혁 감독 등 6인이 진행했다.

심사평

소재의 다양성과 시나리오의 구성력 높아져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 540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스릴러와 멜로물이 다수를 이뤘지만 SF와 판타지, 어드벤처, 역사물까지 흥미로운 장르들도 있었다. 하지만 호기심을 끄는 장르적 특성에 비해 드라마가 조금 약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들이 많았다. 역시 영화는 드라마가 충실해야 한다.

이번 공모전의 심사기준은 전통에 따라 첫째로 소재의 참신성과 새로운 상상력, 둘째로 시나리오의 구성력과 완결성이었다. 그 기준으로 올해는 두편의 가작을 뽑았다. 매년 심사를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500편이 넘는 출품작 중에 수상작을 가려내는 일은 쉽지가 않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소재의 참신성이 돋보인 <A군을 찾아라>와 시나리오 구성력이 발군이었던 <당신은 누구십니까>를 가작으로 뽑았다. 다만 두 작품 모두 완결성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 대상으로 선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기쁜 일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출품작들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구성력을 갖춘 작품들이 부쩍 늘었다. 이제는 어느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나냐만 남은 것 같다. 어쨌거나 한국영화의 초석이 되는 신진작가들의 실력이 매년 향상되고 있다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심사는 충분히 즐거운 일이다.

송준혁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