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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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5
글 : 이주현
<섹스 앤 더 시티2> 4명의 배우와 감독 인터뷰

5월31일과 6월1일, 도쿄 롯폰기힐스 그랜드하야트호텔에서 <섹스 앤 더 시티2>의 아시아지역 기자 회견과 한국기자단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과 사라 제시카 파커, 킴 캐트럴, 신시아 닉슨, 크리스틴 데이비스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신시아 닉슨: 20년 전 대학생일 때 여러 나라를 여행하던 중 친구들과 한국에 갔었다. 부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가는 곳마다 아름다웠다. 특히 농촌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시내버스를 탔을 때의 일이 아주 인상깊었는데, 버스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는데 한국 아주머니가 내가 들고 있던 짐을 무릎 위에 받아주었다. 모르는 사람이 짐을 받아주는 건 뉴욕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도 그때 아주머니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킴 캐트럴: 암, 뉴욕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각자가 꼽는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은.
크리스틴 데이비스: 아부다비의 나이트클럽에서 노래하는 장면이 가장 좋았다. 녹음실에서 노래를 녹음하는데 특히 긴장됐다.
신시아 닉슨: 사전에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준비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사라는 원래 브로드웨이 출신 가수였고, 크리스틴은 미국 남부 출신이어서 노래를 부르면 솔(장르) 같았고, 킴은 (가수)셰어 같았다.
킴 캐트럴: 우리가 걸그룹을 만들어서 콘서트 투어를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 또 노래하게 해주실 거죠? (웃음)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3년 동안이나 시리즈와 함께했다. <섹스 앤 더 시티>가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사라 제시카 파커: 우리가 좋아하는 배역을 이토록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다. 캐리라는 또 다른 인생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 인생은 캐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세계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나를 캐리로 봐준다. 어떨 땐 사람들에게 나는 캐리가 아니라고 설명해줘야 한다. 번거롭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이 사랑하는 드라마의 일부, 캐릭터였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영화가 중동의 여성차별을 그려 중동에서 상영이 금지된 것으로 안다.
신시아 닉슨: 우리 영화는 정치적인 드라마가 아니다.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고 사회비판과 풍자를 하기도 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는 4명의 여성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리는 코미디영화다. 이런 일도 있었다. 몇년 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출마자인 존 캐리(극중 캐리는 Carrie, 존 캐리는 Carey)를 반대하기 위해 사람들이 ‘CARRIE DOESN’T SPEAK FOR ME’(캐리는 우리를 대변하지 않는다)라고 쓴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깜짝 놀랐다. 우리 의도와 상관없이 드라마를 정치적인 이슈와 연결해서 보는 것 같았다.
마이클 패트릭 킹: 우리 영화는 007 시리즈의 여성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에 나오는 마놀로 블라닉 슈즈는 007 영화의 스포츠카 같은 것이다. 이 영화는 대단히 멋있고 화려하지만 또한 현실적이다. 여성들의 생활이 영화에 반영돼 있다. 지금까지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왔는데 이제껏 지켜온 법칙은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절대 반복은 하지 않는다.

-<섹스 앤 더 시티2>에서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마이클 패트릭 킹: 4명의 캐릭터는 항상 발전해왔다. 전통이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인물들이 갈등과 변화를 겪는다. 이번에 캐리의 경우 신혼생활에서의 갈등과 화해를 그렸고, 샬롯은 육아의 어려움, 미란다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가족을 지켜야 하는 어려움을 그렸다. 사만다 역시 폐경이라는 큰 변화에 맞서 어떻게 변화하고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지를 그렸다.

-<섹스 앤 더 시티> 시리즈로 인기와 명성을 얻었지만 반대로 잃은 것도 있을 것 같다.
사라 제시카 파커: <섹스 앤 더 시티>와 참으로 독특하고 길게 관계를 맺어왔다. 우리는 캐릭터와 함께 성장했다. 시리즈에 장기 출연함으로써 불편한 점도 물론 있다. 그러나 잃은 것보다 얻은 게 훨씬 많다. 그중 동료 배우와 감독, 그외 제작진과 따뜻하고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정말 소중하다.
신시아 닉슨: <섹스 앤 더 시티>의 고정된 이미지 때문에 배역을 얻지 못한 적이 실제로 있다. ‘당신이 우리 드라마에 나오면 사람들이 <섹스 앤 더 시티>를 떠올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나 얻은 게 더 많다. 내게 <섹스 앤 더 시티>는 기쁘고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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