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댄스 대결 사이 총격신으로 긴장 백배
2010-08-04
글 : 김성훈
사진 : 최성열
재범의 배우 데뷔작 <하이프네이션3D> 촬영현장
인터폴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고 있는 새미 카타(왼쪽).

야밤에 웬 선글라스? 감독을 비롯한 몇몇 스탭이 선글라스를 낀 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현장 공개라 해서 특별히 패션에 신경 쓰는 건 아닐 테고, 전날 밤샘 촬영으로 생긴 다크서클을 가리기 위한 건 더더욱 아닐 것이다. 도대체 뭔가 싶어서 모니터를 보자 같은 상(像)이 여러 개로 겹쳐져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카메라로 눈을 돌리자 레드원(Red One) 두대를 개조한 것이 보였다. 지난 7월22일 밤 9시 남양주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에서 공개된 <하이프네이션3D>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3D로 찍고 있었다.

전 2PM의 리더 재범의 배우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하이프네이션3D>(감독 앨런 카잘티)는 댄스영화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장면은 댄스신이 아니라 총격신이다. 미국 인터폴이 비보이 대회의 스폰서이자 국제적 마약조직의 보스 새미 카타(캐리 히로유키 다가와)와 미국의 갱단 토니 캉(데니스 오) 일당을 소탕하는 장면이다. 인터폴이 영화의 주인공 제시(B2K의 제이부그)와 토미(B2K의 릴피즈)에게 비보이 대회에 참가하라고 권유한 것도 새미 카타와 그의 부하 다크니스(재범)을 잡기 위한 것이다. 이 장면을 전후로 미국 힙합그룹 B2K와 재범의 댄스 대결이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현장 공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온 “춤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그만큼 공들여 찍었다”는 재범의 말이 댄스신의 완성도에 대한 힌트다.

정작 흥미로웠던 건 공개된 장면보다 3D 현장 시스템이었다. 3D 촬영인 만큼 2D의 그것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 몇 있었다. 그중 하나가 스테레오그래퍼(stereographer)라는 포지션이다. 테이크마다 입체안경을 쓰고 3D영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표현되었는지 체크하는 역할이다. “액션” 하고 테이크의 시작을 알리는 사람이 감독이라면 “컷! 오케이” 하고 끝을 외치는 사람은 스테레오그래퍼다. 최대한 많은 컷을 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풍경 역시 이곳에서 볼 수 없었다. 상황을 한숏에 담는 마스터숏(Master Shot) 위주로 찍는 것을 두고 “액션신이라면 컷을 나눠 가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조원장 프로듀서는 “3D로 표현하면 입체감이 생겨 일반 영화의 마스터숏과 다른 효과가 난다. 한마디로 지루하지 않다는 거다. 클로즈업 정도만 따로 찍는다”고 말한다. 액션신이든 댄스신이든 관건은 “빠른 리듬의 액션을 3D로 얼마나 잘 구현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전세계 비보이들의 열정적인 댄스 대결을 다룬” <하이프네이션3D>는 지금까지 총 50회차 중 27회차를 진행했다. 8월말까지 촬영한 뒤 내년 여름에 개봉할 예정이다.

배우 JP(왼쪽)와 라니아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인 리코(가운데)에게 연기를 지도하고 있는 제이슨 리 공동감독(오른쪽).
미국 인터폴이 새미 카타(캐리 히로유키 다카와) 일당에게 기관총 세례를 퍼붓고 있다.
백스트리트 보이즈, 마돈나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앨런 카잘티 감독이 입체안경을 쓰고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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