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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매드 아사드자만 칸] <슈퍼스타K 시즌3>에 나가보시면 어때요?
2010-10-06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방가? 방가!> 알리 반장 역의 모하매드 아사드자만 칸

편승엽의 <찬찬찬>이 이토록 애절한 곡인지 <방가? 방가!>를 보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다. 방가(김인권)가 위장 취업해 들어가는 의자공장의 작업반 알리 반장 역을 맡은 모하매드 아사드자만 칸은 <찬찬찬>이라는 노래 한곡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알고 보니 칸은 2009년 전국노래자랑 음성군 편에서 외국인 최초 최우수상 수상자라는 경력을 지니고 있었다. 칸은 21살에 “돈을 벌기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모국의 4년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이력도 눈에 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진행됐다. 시나리오를 읽고 해석할 정도니 그에게 인터뷰는 어쩌면 식은 죽 먹기였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한국에 산 지 15년 됐고, 건설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힘든 일을 하는 바람에 일하면서 신나게 노래 부르는걸 좋아한다. 방글라데시에 가족을 놔두고 혼자 한국에 와 있기 때문에 조금 외롭다.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서 한국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조금 잘해서 전국 노래자랑에 나가게 됐다. 노래자랑에서 대상을 타서 신문에 내 이름이 났다. <방가? 방가!> 육상효 감독님도 그렇게 나를 알고 함께 영화하자고 연락했다.

-<방가? 방가!>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선뜻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캐스팅되고서 감독님, 배우, 스탭들 다 모여서 연기 연습을 했다. 연습실에서 연기는 내가 꼴찌였다. 육상효 감독님이 ‘우리 칸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민 많이 했다. 나도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포기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딱 한마디 하셨다. 그것 때문에 내가 연기를 하게 됐다. ‘넌 그냥 내 말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고 했다. 일주일, 이주일 시간이 지나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거 나라고 못할 이유 없잖나. 내가 노래를 잘 불러서 캐스팅됐는데, 감독님이 특별히 나한테 신경을 많이 써준 것 같다.

-트로트에 참 어울리는 음색을 지녔다.
=트로트의 꺾이는 부분은 자신있다. 최신 가요나 팝의 꺾이는 부분도 트로트 분위기로 잘 부른다. (웃음) 비록 외국인이지만 마음속으로 나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방글라데시에 남겨두고 여기 왔지만, 15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한국의 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들이 많이 생겼다.

-영화 찍는 동안엔 하던 일을 쉬어야 했는데 별 문제는 없었나.
=촬영하느라 두달을 쉬었다. 일에 지장은 없었다. 내가 영화 찍는 거 사장님이 나보다 더 좋아하신다. 사모님하고 같이 촬영현장에도 오셨다. 나한텐 사장님이 아니라 형이나 마찬가지다.

-<방가? 방가!>에서 그려진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개인적인 경험이 포개지는 부분도 있나.
=감독님이 알고 캐스팅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속 상황과 내 현실이 딱 맞았다. 현실의 나도 평범하게 직장 다니다가 노래자랑에 나갔고, 알리도 그렇다. 사장님이랑 트러블 있었던 것도 비슷하다. 충북 삼성면에 살기 전에 경기도 안산에서 8년 살았다. 거기서 사장님하고 문제가 있었다. 나는 상대방을 식구로 생각하는데 상대방이 나를 식구로 생각 안 하면 같이 있을 이유가 없지.

-<방가? 방가!> 이후 캐스팅 제의가 많이 들어왔을 것 같다.
=영화 한편 더 찍었다. 김윤진, 박해일씨 나오는 <심장이 뛴다>에서 돈이 필요해 장기기증하려는 이주노동자로 나온다.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꿈은 여전한가.
=물론 좋은 기회가 있으면 연기를 할 것 같다. 그래도 꿈은 노래다. 노래 불러서 많은 분들한테 즐거움을 주고 싶다. 요즘은 행사도 많이 다닌다. 노인복지회관 같은 데 봉사하러 다닌다. 내가 노래 부르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아주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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