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충돌> Driverless
장양 /중국/2010년/101분/아시아영화의 창
차디찬 도시 남녀들의 일상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그들의 사랑과 질투, 배신과 이별 등 각기 다른 이야기가 한데 뒤섞이는 영화다. 유려한 영상과 복잡한 구성의 드라마가 워킹타이틀이 만든 겨울 시즌용 로맨스물의 베이징 버전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던 지시옹은, 10년 전에 헤어졌던 샤오윤과 우연히 회사 주차장에서 마주친다. 상대에게 결코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고 하룻밤 사랑에 몸을 내던지는 위태로운 청춘인 리지아의 곁에는 언제부턴가 이름 모를 소녀가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한편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딸을 잃은 왕야오는 딸과 함께 사고를 당한 아내의 병상에서 오열한다. 이들은 모두 도시에서의 자신의 삶을 긍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대해진 욕망의 무게에 버거워한다. 그들 스스로 덜어내고 비워내고 감싸줄 수 있는 여유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곳은 어딜까? 부딪친 뒤에야 자신이 선 곳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교차로란 걸 아는 도시인들의 위태로운 자화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