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정바비] 야한 영화가 좋아
2010-11-08
글 : 이주현
핑크영화제 주제곡 만든 뮤지션 정바비

제4회 핑크영화제의 주제곡 <나의 그녀는 핑크레이디>는 “밝고 예쁘고 귀엽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확 깨는 느낌”의 중독성 강한 노래다. 노래를 만든 이는 그룹 ‘줄리아 하트’와 ‘가을방학’의 멤버인 정바비. “핑크영화나 에로영화나 모든 야한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지난해 핑크영화제에서 <간다천 음란전쟁> <OL 러브 쥬스> 두편의 영화를 봤고, 자연스럽게 영화제 주제곡까지 만들게 됐다. “내가 만드는 음악이 에로틱하거나 끈적끈적하진 않은데, 밝지만 꼬인 듯한 느낌을 담을 순 있겠더라. 극장 로비에 내가 만든 노래가 나오면 재밌을 것 같았다.” 영화제쪽에서 “유머러스하면서도 에로틱한 느낌의 보컬”을 원해 직접 보컬로 나서진 않았다. 노래는 그룹 ‘원펀치’의 박성도가 부른다.

올해 핑크영화제의 기대작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그는 영화제 홍보대사 같은 답변을 들려줬다. “핑크영화가 우리나라에선 굉장히 전복적이고 도발적인 카운터 컬처로 소개되는데, 일본에는 수백, 수천개의 핑크영화관이 있다. 거기서 상영되는 영화 중 유의미하고 컨셉에 맞는 영화를 선별해 영화제에 가져온다. 그러니 무엇을 보더라도 얻는 게 있을 거다.” 그러면서 일본의 A급 AV여배우 아키호 요시자와 주연의 <트럭 운전사 나미>가 개인적인 기대작이라고 살짝 덧붙였다.

영화에 관심 많은 뮤지션이라 영화음악을 하고 싶을 법도 한데 그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가을방학’ 음반 프로듀싱을 해준 이병훈 영화음악감독의 빡빡한 스케줄을 보면 감히 엄두가 안 난다고. “그래서 당분간은 원래 하던 일이나 잘하려고 한다.”

사진제공 루오바 팩토리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