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하면 어쩌나. <페스티발>을 본 뒤 조금은 과한 의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변태적 욕망을 숨긴 이들의 좌충우돌과 비애를 그린 이 영화 속 인물들의 유쾌한 표정을 보고 싶었다. 배우들의 입장에서 바바리코트와 큼지막한 레이스가 부끄럽다면, 그런 부끄러움이 영화 속 그들의 본질일 거라 합리화하기도 했다. 신하균이 맡은 경찰관 장배는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부끄러움을, 성기의 크기로 감추려는 남자다. 하지만 사실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문제. 그런가 하면 성동일이 연기한 기봉은 마조히스트적인 성적 욕망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사실상 자신이 자신의 모습을 먼저 부끄러워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우려와 달리 두 배우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젊은 꽃미남 배우들이 슈트발을 자랑할 때보다 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아주 잠깐, 그들의 바바리코트를 입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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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발> 주연 신하균과 성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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